신경 쓸 것 없어..
그렇게 마음먹고 잊고 살아왔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며칠 전에 안부인사를 건네는 동서의 글을 보고
내마음 한 구석엔 그녀가 자리잡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더운 날씨에 잘 지내시냐며
연락드린지 꽤 됐는데 마음은 있는데 실행을 못해 죄송스럽다며
언제 한번 찾아 뵙겠다는 내용이다.
6개월만에 연락을 해 온 동서다.
그동안에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모른다.
그야말로 서로 남인것 처럼 살면서 그래도 신경이 쓰였겠지.
그녀는 시댁에서 일어나는 행사에는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았다.
내쪽에서도 연락을 하지 않았다.
아무 연락도 없이 행사에 참석도 안 하는데 굳이 연락을 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
이런일이 처음있는 일도 아니고 이젠 그냥 그대로 지내자.
그게 나를 위해서도 그녀을 위해서도 서로에게 좋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마음 한쪽엔 앙금이 남아있었나 보다.
가족이란 울타리 안에서 한명의 낙오자가 없기를 바라는 큰동서의 마음이었을까?
동서에게도 늘 숙제로 남아있었기에 시간이 지나서라도 안부를 물었을게다.
8월이다.
여름이 최고점을 찍고 이제 서서히 가을을 기다리는 시간이 되겠지.
우리 가정에도 선선한 가을 바람이 자리 잡기를...
용서의 기쁨 / 이해인
산다는것은 날마다 새롭게 용서하는 용기
용서 받는 겸손이라고
일기에 썼습니다
마음의 평화가 없는 것은
용서가 없기 때문이라고
기쁨이 없는 것은 사랑이 없기 때문이라고
나직이 고백합니다
수백 번 입으로 외우는 기도보다
한 번 크게 용서하는 행동이
더 힘있는 기도일 때도 많습니다
누가 나를 무시하고 오해해도
용서할 수 있기를
누가 나를 속이고 모욕해도
용서할 수 있기를
간절히 청하며 무릎을 꿇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기쁨은
용서하는 기쁨
용서받는 기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