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14
마침 소화기 내과 약이 하나 밖에 없기에 추석날에는 소화기내과 진료가 없다,
미리 소화기 내과 가서 한달분 약 받고는 오랜만에 s 친구에게 전화,
이 친구 그래도 추석이라고 다른곳에서 머리깍고 있다고..
5년전 이혼한 친구,
18살때 어느 친구 집에 갔을때 마침 휴가나온 군 1사단 민정경찰복장 입고는
하룻밤을 보냈는지 처음보는 사이였지만 바로 친구가 되었는데 지금까지 친구 합니다.
그동안 이 친구하고 별의별 일이 다 있었습니다.
한 놈은 투석하면서 살고 또 한 놈은 돈 못 본다고 이혼했지만 그래도
전 부인하고 연락하면서 사는 친구,
홈플에서 쇼핑하고는 바닐라 하드 하나 사먹고 친구가 만나자기에
친구네 동네 가서는 돼지고기 구워먹는데 역시 고기구워먹는것은
집이 아닌 밖에서 먹어야 제맛!
투석하기에 망정이지 신증후군시절이였다면 식이요법 때문에 아무것도 못먹고
어쩌면 어떤 음식 먹을지 한참 선택하고 있을지도..
투석전 사람들이 하는말이 복막하면 마음대로 먹을 수 있지만
혈투하면 마음대로 먹지 못한다는 말에 설마....?
에이 아니겠지....?
실상은 혈투하는 오래된 환자들은 거뜬하게 마음대로 먹고 있었다.
담배는 외면하지만 그래도 술은 마시는것을 보았기에
나도 어쩌다 한번 소주 한잔 정도는 마셔보았는데 그냥 입가심으로...
사람들이 하나 같이 하는 말들이
"잘 먹어야 한다 그게 남는것이다."
먹을려고 사는것이 아닌 살려고 먹는것이라서..
2~3년전까지만 하여도 가끔 1900냥 돼지고기집에서 3인분을 먹고 오는데
사람에게 단백질이 가장 중요하고 잘먹어야하는데 투석하다보면
영양분으로 축적이 안되니까 일단은 잘 먹어야..
의사들 입장에서 쓴것 같은 신장이론서에 보면 고기 몇점 어떤 음식 몇 칼로리
마춰 먹어라고 하지만 사실 난 칼로리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먹는데
그렇다고 과식하는것도 아니고
든든하게 먹어줘야 투석도 하고 부실 체력으로 가는 길을 막아준다.
사실 제사때 10~20대 시절에는 먹어도 먹어도 배고프기에 여러가지 음식과
과일먹고 다른곳에 인사가서도 또 먹지만
40대 이 나이에 예전처럼 먹을려고 하면 잘 안된다 그건 그만큼
먹는 양이 줄어들었다는것이고 어려웠던 시절이 아니라서..
오랜만에 참기름장에 소금넣고 친구가 구워준 고기를 상추에 올리고
대파 쎃어놓은것까지 올리고 모처럼 사람 살아가는 멋으로 먹는다.
그리고 사이다 한잔 마시는 작은 저녁의 행복 아닐까.
누구 말처럼 이것이 바로 저녁이 있는 삶이다.
저녁에 식사하고 좋아하는 사람하고 손잡고 동네 산책하고
오랜만에 외식하면서 즐겁게 먹는 그 맛,
이런 저녁이 있는 삶을 요즘은 잘 누리지못하는것이 문제라서..
20대시절 집에서 하루는 저녁에 어머니가 배추하고 붉은 고등어조림 올렸을때
상추에 고등어 올리고 먹는 맛이 왜 그리도 맛이 있는지
사람에게 음식먹는 행복이 가장 큰 행복인데 어제 마트 야채코너에서
벌거벗겨진 배추 작은것을 보고는 예전처럼 엄마에게 무우가 들어간
고등어조림 한번 만들어서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는데
그것도 아니면 그냥 밀가루 조금 묻혀서 배추전 한번 만들어볼까 이 생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