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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 모시기


BY 길목 2017-06-11

이제 내 주위에는 자식을 출가시켜 며느리 또는 사위를 맞이한 친구들이 점점 많아져간다.

요즈음 신세대에겐 결혼적령기라는 말이 의미 없어진지 오래지만 그래도 부모입장에선 나이가

든 자식이 결혼할 생각을 하지 않아 걱정인 친구도 많다.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고 살아온 세월이 행복했다고 자신있게 말할수 없는 우리 세대.

내 자식은 능력만 있으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살다가 언제든 인연이 되는 사람을 만나면

결혼해도 괜찮다고 나름 의식이 깨어있는 척, 쿨한 척 말해온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자식일이 되고 보면 조바심을 낸다.

그 인연이 너무 늦게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모두가 가정에 매이는 시기에 자유롭다는 것이 과연 행복한 것일까

우리는 모두 내 자식이 가정을 이루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게 된다.

 

내게도 나이가 서른인 아들이 있다.

아들 역시 당장 결혼생각은 없단다.

가진 것 없이 부모에게 손 내밀어 결혼할 수 없고

능력없이 여자를 데려와 함께 고생하자고 말 하는 것은 너무 염치없는 짓이란다.

 

하긴 옛날에야 아무것도 없어도 함께 고생하자며 박력있게 밀고 나가는 신랑감이

남자답다고 했다.

나또한 그렇게 오판을 하고 시집을 왔으니~

지금의 신세대 신부감에게도 그렇게 기대할수는 없지 않은가.

 

아직은 결혼을 서두를 나이는 아니라는 생각이지만 할때가 된 건 분명하다.

때를 놓치면 후딱 세월이 가버리니 조바심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며느리 모시기라는 방송 프로그램을 자주 본다.

그다지 기분좋은 내용은 아니지만 언젠가 시어머니가 되어야할 입장이라 그런지 보게 된다.

 

어떤 때는 시어머니가 저렇게 비굴하게 며느리를 모셔가야 할 시대가 지금인가 싶고

어떤 장면에서는 요즘 젊은 세대의 거침없이 당돌한 행동과 개방적인 생각에 혀를 내두르기도 한다.

 

그리고 내가 궁금한 것은 출연한 시어머니의 마음이다.

정말 아들이 장가를 못갔거나 안가서 부모로서 답답한 마음으로 나왔을까

아니면 내 아들이 잘나서 더 좋은 며느리를 찾기 위해 나왔을까

어떤 경우든 아들을 위해 그런곳에 가서 경쟁을 하고 갖은 정성으로 며느리를 모셔

와야 한다는 것은 나라면 생각조차 하기 싫은 두려운 상황이라 생각한다.

 

나는 아직 며느리를 맞이할 마음의 자세가 부족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