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문탠로드라 불리는 아름다운 달빛 산책길이 있다.
문탠로드는 달맞이 언덕이라는 곳에 있고 달맞이 언덕은 달을 가장 가까이서 맞이하는 언덕이라 옛부터 그렇게 불렀을 것이다.
바다위에 떠있는 달과 그 달빛으로 물결이 반짝이는 바다를 볼 수 있어 밤에 더 아름다운 언덕이다.
달맞이 언덕에는 바닷길을 따라 한시간 정도 걸을수 있는 곳으로 세 갈래의 길이 있다.
언덕 위 길은 벚꽃 터널을 이루는 봄에 드라이브하기 좋은 차도이며
언덕 아랫길은 동해남부선 폐선철길을 따라 바닷바람을 마시며 연인들이 데이트하며
걷기 좋은 길이다.
언덕의 중턱쯤에 있는 숲속 산책길이 문탠로드인데 길 입구의 표지판에는
‘이 아름다운 달빛길을 따라 가노라면 마음속에 묻어 놓았던 ‘내안의 나’를 만날 수 있다’ 고 적혀있다.
나는 그 길을 가장 좋아한다.
달빛 받으며 걷는 밤도 좋고, 파도소리 들으며 걷는 낮도 좋다.
몇 년전 큰 수술을 하고 요양중일때 날마다 혼자 그 길을 걸었었다.
붐비지 않아 힘들때 천천히 걸을 수 있어 좋은 길이고
걷다가 힘들면 멈추어 서서 바다를 내려다 보면 가슴이 확 트여서 좋은 길이다.
그곳은 키큰 소나무가 많은 언덕이라 바닷바람에 솔잎이 떨어져 발걸음마다 폭신폭신하여
기분이 좋고,
소나무 다음으로 많은 나무가 사스레피나무인데 떨어지던 솔잎이 잔뜩 거꾸로 매달려 있는 풍경이 재밌다.
바쁜 일상에 지쳐 갈수 없을때도 언제나 그리워지는 곳이고
누구에게나 한번쯤 걷게 하고픈 아름다운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