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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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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


BY 김효숙 2017-06-01

항암1차 지난지가 석주 지나간다 며칠 전 부터 머리가 한웅큼 씩 내주먹에 안긴다

늘 씩씩했던 나도 감정이 있으니 왠지 서글퍼 진다

빠진 머리카락을 버릴까하다 봉지에 모아 놓았다

그날 밤은  그냥 잤다

몇년의 실직속에 힘들어하던 그이는 내가 직장을 그만두니 곧바로 취직이 되었다

그이가 출근을 하고   바닥에 앉아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젯밤에 빠진 머리 밑이 쑤시고 얼마나 아픈지  엉엉  울었다

한바탕 울고나니  속이시원했다

삭발을 하자   어차피 빠질 머리 빠질때 마다  울지말고 얼른 미용실로 가자

옷을 갈아입고 미용실에 갔더니  깜짝 놀란다

괜찮아요  머리 밀어주세요  유방암에 걸려서 이렇게 됐다고 ㅇ하니

미용실 언니도 운다.

식당할때 맛난것도 많이 갖다주었다며 삭발을 하고 옆에  있는 식당에서 보신탕을

주문해놓았다   고단백을  먹어야한다고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기운을 차리기위해 먹었다

먹고 나니 식당 주인 언니는 한그릇 싸서  주신다

예전에  장사하기도 전에 맛있는것 많이 갖다주던  생각이 난다며 누르고 넘치게 싸주셨다

오래된 일이라 난 생각이 나질 않았지만 맨날 한가지  메뉴를 하는 그 언니는

내가 매일매일 다른 메뉴를 해서 갖다준것을 잊지 못한다고 하셨다

 

푸짐하게 얻어 들고 집으로 오다가 집앞에 만두가게 하시는 집사님께 드렸다

보신탕을 일년에 한번 먹을까 말까하는 내겐 두번 먹기가 부담스러웠다

아무나 맛나게 먹으면 좋지 뭐 마음이 한결 좋았다

 

저녁을 다해놓고 기다리는데 남편이 나 돈벌어왔어 하고 기분좋게 들어온다

저녁상을 함께 앉아 먹다가  나 머리 깎았다  보여줄까하고 두건을 살짝 벗어보였는데

남편이 울컥 눈물을 보인다.

에구  나도 같이 울었다

그리곤 괜찮아 금방 자랄거야  애써 웃었다

한참을 있던 남편도 밥을 먹었다.

내 어깨를 안아준다

별로 표현도 안하는 남편 속으로 얼마나  울었을까

우린 말없이 밥을 먹고 아무일 없다는 듯이 웃었다.

자식들은 항암이 뭔지... 엄마가 그냥 주사를 맞는줄 안다

남편은 영원한 친구다 말하지  않아도  내맘 알아주는 참 좋은 친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