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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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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말리는 짱구


BY 김효숙 2017-05-09

함께 있던 병실에  환자가 생각나  병원 결과보러가는 아침  일찍 일어나 김밥을 쌌다

엊저녁엔 우엉이랑 오뎅을 졸여 놓고 아침엔 다른 부재료를 만들었다

하얀 쌀밥을 지어 김밥을 쌌다

몇개를 만들까나.... 805호실에 있는 환자며 또 그의 가족들 대충  8개를 쌌다

도시락 통에 담으니 두통이 된다.

예쁜 모습을 하고ㅗ 웃고있는 김밥이 맛나게 되어 기분이 참 좋다.

남편은 유방암에 팔이 아플 아내를 생각해 엊저녁엔 오이소배기도 담아주고 

난 고추멸치를 졸였다.

같은 병실에 있는 50초반 환우가 이틀 있으면 퇴원을 한다.

군에 간 아들이 말년 휴가를 올텐데

집에는 먹을것이 없을텐데

하여간 난 못말리는 짱구다

 

지금 내가 넘어야 할 산이 첩첩이 산중인데 휴가오는  환우의 아들까지 걱정해줄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그녀는 이십여년을 병원을 오간댄다

쌍둥이 아들을 낳고 17개월 부터 언니에게 맡겨놓고 그리 자랐댄다.

착한 남편과 착한 아들이 있어 엄마가 지금까지 지탱하는것 같다.

얼마전 휴가라며 병원에 들른 그 아들은 인상도 좋고 내아들 처럼 멋이 있었다.

착하게 멋지게 자라와준것이 고마워 주머니에 있던 오만원을 쥐어주며

고맙구나 잘자라주어 고맙구나 하고 등을 토닥여 주었었다.

 

그 아들이 말년 휴가를 오는데 엄마는 병원에 오줌 주머니에 불편한 몸관리에 얼마나 애가탈까나

착하고 여린 그녀를 바라보면 눈물이 쏟아진다.

퇴원하고 사흘을 반찬을 해서 갖다 주었더니 빈통속에 오만원을 넣어준 그녀

다음날은 열무김치를 담가 맛난 강된장 쌈밥을 싸다가 주었다

 

주어도 주어도 착한 그녀에게 동생같은 그녀에게 잘해주고 싶었다.

덕분에 밥을 잘먹어 좋아졌다고 웃는 이가 하이얀 그녀의 얼굴이 잠을 자려고 누우면 그리움처럼 떠오른다.

언니 언니.....

 

이제 오늘가면 그녀는 퇴원을 한다.

맛나게 만들어진 김밥을 들고 갔더니 점심시간이 지났음에도 모두 침을 삼킨다.

분명 나눠드렸음에도 어떤 할머니는 더 달랜다.

이따가 손녀가 오면 줘야한다며 말이다.

할머니는 당신에게 있는것은 절대 주지 않으신다.

남이 가진것은 나좀 줘... 하고 달래신다.

착한 그녀는 할머니니까 더 드린다.

 

김밥으로 온 병실안이 훈훈해졌다.

더 많이 싸가면 좋을텐데  아픈몸으로 남편 눈치도 보이기도 해서 알맞게 쌌더니 부족한듯 싶었다.

 

앞으로 항암치료 받고 방사선 치료 받으면 힘들텐데  열심히 반찬 만들어 나르던  생각이 나

남편에게 응석도 못부릴것 같다.

하지만 우리 남편도 안다

못말리는 아내의  여린 맘을 말이다.

그러나 우리 남편도 공범이다

아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더 나서서 하기 때문이다 

 

내가 부자가 되고 싶은 이유는 더 많은것을 나누어주며 살아가고 싶은 간절한 바램이지만

더 많지 않아도 지금까지 나눠줄수 있음이 부자이고 내 안에 쌓인 행복인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