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상하지
외출하려는데 갑자기 물휴지를 넣어 가지고 가야지
팔이 아파 무거운것은 넣지 않으려는데 왠지 넣어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하철을 탔다
종점이라 앉아서 가다가 내릴 때 쯤 되어 일어나 문 앞으로 갔다
문을 바라보는데 유리에 누군가 침을 뱉았는지 토한건지.. 자욱이 보인다.
조금은 쑥스럽기도 하고 비위가 상하기도 하지만
내가 조금 언잖아도 닦아내면 깨끗해지고 모든 사람이 상쾌할텐데 하는 생각에
얼른 물휴지를 꺼내 닦아내니 깨끗해졌다.
기분이 참 좋았다.
언젠가 오이도에 사는 친구를 만나러 가는데 그날은 글쎄 비닐봉지와 비닐장갑 작은 휴지를
가방에 넣고 지하철을 탔다
사당역 쯤 갔는데 어떤 대학생이 술을 못이겨 문앞에 토했다
술은 먹어도 정신은 있었는지 휴지로 조금 닦더니 다음 정거장에 내렸다.
그 자리엔 아직도 많은 양이 어지럽혀졌다.
사람들은 인상을 찡그리고 어쩔줄 몰라했다.
앉아있던 나는 손에 비닐장갑을 끼고 쪼그리고 앉아 닦아서 봉지에 넣었다.
옆에 앉았던 아줌마가 휴지를 더 꺼내서 건네주었다.
순간 아들 같았던 그 대학생의ㅣ 미안해 하는 얼굴이 떠올랐고
종점에 가면 토한것을 치우며 힘들어 할 청소부 아줌마의 슬픈 마음도 위로해주고 싶어
더 깨끗하게 닦아냈다.
바로 문앞이라 신경을 써서 치우고 나니 기분이 좋았다
나 하나만이라도 작은 착한 일을 한다면 주위 모두가 환하게 밝아지겠지
그날 오이도역에서 만난 친구를 보며 .....나 착한일 했어 하고 말했더니
그래 잘했다 .. 하고 학생이 선생님께 칭찬을 받는 기분이었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보잘것 없는 것이라도 마음을 나누며 살아간다면 참 따뜻한 세상이 되겠지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