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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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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어도 ...


BY 마가렛 2017-03-23

보고 싶어도 ...

 

 

여고동창생 딸의 결혼식이 있어 오래간만에 몇몇의 동창들을 만났다.

그중의 친구 하나가 불쑥 나에게 묻는다.

"아직도 정00 선생님과 연락하니?"

참으로 오래간만에 듣는 선생님 성함이다.

여고1학년 때 우리반 담임선생님.

깔끔하고 예쁜 외모에 멋진 스타일의 담임선생님은 영어과목 담당이셨다.

흰피부에 카리스마가 있는 선생님은 엄격하셨지만 우리들에겐 최고의 인기선생님이셨다.

그런데 왜 그당신엔 영어에 그리 관심이 없었던지...

물론 고3이 되서 총각선생님을 좋아해서 영어성격이 좋은 기억도 얼핏나지만..

서오능?으로 봄소풍을 가서 선생님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면, 빛바랜 사진을 보면

나만의 착각인지 몰라도 모녀같았다. -아니 가끔 친구들이 나와 선생님이 닮았다는 이야기를 할 때면

왜그리 기분이 좋았더니 모르겠다.-

선생님이 교복입은 딸을 뒤에서 어깨동무하며 꼭안아준 포즈가...

그사진은 옛날 앨범에 고이 간직되어있다.

 

여고를 졸업하고 추운 겨울 작은 선물을 안고 선생님댁을 방문할 때의 나의 마음은 가슴이 콩쾅거리며 흥분해 있었다.

제자를 맞이하기 위해 선생님은 맛깔스런 저녁을 준비하셨고 딸 셋을 불러 나에게 소개해주셨다.

유치원생인 막내딸이,

"언니가 TV에서 노래하는 가수를 닮았다"는 말에 우리모두는 크게 웃었다.

그추운겨울 저녁에 길치인 내가 선생님댁을 찾으려고 고생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세월이 흘러 나는 직장인이 되었고-그것 또한 선생님의 추천으로-

 가끔 선생님과 통화 하면서 만남을 가졌는데 언젠 부턴가 연락을 못한 내가

연락을 하려니 전화번호도 바뀌었고 오늘에 이르렸다.

무심한 나를 탓하면 무엇하리!

 

첫 직장생활을 참 재미있게 했다.

그때만 해도 지금같이 각박하지 않아 서로 윈윈하면서 동료들과도 상사와도 잘 지낸 시절이었지.

하루는 옆 부서에 새로 입사하신 상사가 오셔서 인사를 건넸다.

키가 크고 당당한 눈빛이 반짝이는 황과장님.

외국에 사시다가 남편분이 여대 교수로 임명되어 다시 한국에 들어오시면서 우리 회사와 인연이 되신 분이시다.

그분은 부드러운 표정과 온유한 말씨로 나와 동료들에겐 왕언니같아 가끔 고민도 털어놓다보니 자연스레 가깝게

지내게 되었다.

여자들이 많은 회사라 우린 점심시간을 이용해 고궁을 산책하기도 하고 사진도 찍으며 짬을 즐기기도했다.

믿음이 좋은 그분은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하셔서 출근하는 우리에게 따뜻하게 인사를 먼저 건네며 부드러운 미소를

보내셨다. "굿모닝~ 좋은아침이죠?'

한번은 퇴근하는 나에게 같이 퇴근을 하자고 청하시더니 백화점에 같이 가자고 했다.

나는 은쾌히 함께 동반했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핸드백을 고르시더니 나에게 선물을 하시는 과장님에게 난 너무 갑작스럽고 과한 선물이라 손사래를 치면서

몇번을거절했지만

과장님은 내가 좋아서, 성실하게 공부하고, 동료들과 잘지내는 모습이 보기좋아서 선물하는 것이니 거절하지 말라며

나의 손에 꼭 쥐어주셨다.

참으로 고맙고 감사한 마음에 마음이 찡하고 나의 주위에 너무 좋은 분들이 많아 참으로 감사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분은 다른 곳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으시고 고민을 하시더니 결국 우리와 이별을 했다.

아마 부장님과 업무에 대해서 서로의 주장이 강했던 것이 이유중의 하나였을 것이다.

다행이 가까운 곳이라 가끔은 만나서 점심식사도 함께하며 웃음꽃을 피웠는데...

내가 결혼을 하고 직장을 다니다가 어머님의 병환으로 직장을 그만 다니면서 소식이 점점 멀어졌다.

 

내 기억에 아직도 소중하게 떠오르는 두분을 언제나 뵐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난 사랑받으며 행복하게 지냈던 그시절을 가끔 떠오르며 사랑을 주는것도 행복하고 기쁜일이지만

사랑받은 사람은 그사랑을 평생 지우지않고 있으니 정말 기쁘고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그랬다.

내가 주는 사랑는 물위에 새기지만, 받은 사랑은 돌 위에 새기라고...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한번 뵙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