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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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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마음


BY 길목 2017-03-08

지난 주말에 아들이 내려왔다.

아들이 내려 온다는 말에 나도 모르게 들떠서 그주 내내 장을 보러 다녔다.

서울에서 직장생활한다고 혼자 원룸생활을 하고 있으니 제대로 먹지 못했을것 같기도 하고

집밥이 그리웠을텐데 하는 생각에.

 

아들은 고기를 좋아하니 LA갈비를 준비해야겠다고 마트에 갔는데 곰거리가 눈에 띈다.

몸보신시키기는 곰국이 좋겠다 싶어 곰거리를 사고, 국에 넣는 건더기 사태살, 스지 그런것도 정육점에서 따로 더 샀다.

핏물을 여러번 빼고 끓이고 또 끓이고 집안에 유리가 온통 뿌옇게 되도록 끓였다.

나는 아주 어릴적부터 이유없이 육류를 먹지 않아 고기냄새를 싫어하는데 그중 곰국냄새를

제일 싫어하지만 참고 열심히 끓였다.

다음날은 LA갈비를 사다 절이고,

다음날은 삼겹살데이라며 세일을 하니 또 삼겹살 사고.

 

남편이 계속 비꼰다.

아들내미 온다고 난리났다.

아들내미만 입이지.

 

나도 큰소리쳤다.

“그럼 아들이 먹고 싶다는거 다 해줘야지”

“나는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한테만 최선을 다할거임.”

 

사실 남편은 거의 날마다 밖에서 거래처 사람들과 밥먹고 술마시느라 늦지.

주말에는 모임이니 동호회니 뭐니 나가서 먹지.

어쩌다 한번 집에서 먹으면 간이 안맞네 타박하지.

딸내미도 날마다 밖에 돌아다니느라 거의 집에서는 안먹고 이상한 인스턴트 식품이나 먹고

뭘해 주면 싫어 안먹어 소리가 입에 붙은 아이지.

그러니 뭐 어쩌라고.

음식도 맛있게 먹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 재미가 있는 것이다.

 

아들은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곰국도 질려하지 않고 3일동 매끼마다 뚝딱 뚝딱 잘 먹었고, 다른 고기도 번갈아가며 다

잘 먹어서 나는 신이 나서 챙겨 먹였다.

시어머니도 손자 먹일려고 새벽시장까지 가서 꽃게를 사다 꽃게장을 한냄비 끓여 주셨다.

아들은 꽃게도 열심히 잘 발라 먹었다.

 

옛말에 자식입에 밥들어가는 것 보는 것만큼 흐뭇한 것은 없다지 않는가.

옛날에야 가난해서 그랬겠지만 지금은 먹는것이 중요하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더 보기 드문 광경이라 보고 있으면 흐뭇하였다.

장가라도 가면 더 멀어지는 것이 자식이고 지금 엄마의 음식을 원하는 한 무엇이든 해

먹이고 싶은 것이 엄마의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