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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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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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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입춘이라고...


BY 천정자 2017-02-04

요즘들어 돌이켜 오랫동안 나 살아온 시간을 곰곰히 생각해봤다.

쉬운 적이 별로 없는

소위 파란만장하다는 표현이 더 가깝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산전 수전 다 겪어본 후에

공중전 치루니까 이젠 지하전만 남았다면 딱 맞다.

그래도 안아프고 약 안먹어도 될 만큼 좀 힘이 부족하고 골골해도

병원에가면 딱히 병명없는 몸이라도 어딘가 그저 감사하기만 하다.

설날 지나 대통령 생일이라며 뉴스에서 보여주는데,

국민이 대통령 생일 날 착잡한 이 심정은 뭘까

싱드렁하고 별로 안좋아 할 수도 없는 찝집함에

청와대 압수수색한다는 뉴스엔 이거 참 해외토픽에 나갈까봐

창피하기도 하고 이런 걸 뭐라고 해야 하나 진짜 할 말이 없다.

아직 탄핵판결은 나지 않았는데도 대선 치루는 것이 먼저 요란하다.

이래 저래 임기 끝나기 전에 두 번 대통령 선거를 치루는 국민의 마음은 오죽하랴 만은

집고 넝어 갈 문제가 산넘어 첩첩산중이다.

우선 청년실업이 큰 문제다.

내 자식들이 직장이 없어 캥거루족이네 뭐네 가족이 줄줄히 늘어났다.

잘 가르치면 되는 세상이 올 줄 알았더니

어째 이런 듣도 보도 못한 가족들이 줄줄이 생기는지

정부로선 짐작도 못 했을 것이다.

더군다나 직장이 있어도 학자금 대출 갚아야지, 본인들 생활비 들어가지,

거기다가 카드라도 쓰면 은행대출 받으면 도미노처럼 악순환이 벌어진다.

요즘 청년들이 육이오때 피난민 보다 더욱 비참한 형국이다.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무엇을 챙겨야 할 지 전혀 모르고 있다가

뒷통수 제대로 휘갈겨 맞은 그런 심정이다.

울 아들 중학교 입학해서 얼마 안있어 학교 담임선생님 한테 전화왔었다.

"저기 혹시 건강보험료 영수증 있으신가요?"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아들놈이 담임한테 찾아와서 그러더란다.

" 아니 중학교는 의무교육이라면서요?

 근디 무슨 수업료는 왜 내나요?"

나 그 말듣고 그냥 배시시 웃었다. 그래서 아들 놈 3년 동안 급식비, 수업료 다

의무교육시켰다. 담임 선생님이 묻는다. 혹시 어머님이 시켰나요? 헤헤

요즘 애들이 부모가 하라고 해서 잘 듣는 애들 있나요? 나도 그 당시 그렇게 대답만 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장학금 받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

하긴 부모인 나는 공부를 못해서 ​장학금 면제였다.

세월이 흘러 고등학교를 가더니 또 담임이 전화가 왔다.

" 저 죄송한데요 가정형편이 어려우신가요?" 이랗게 묻는다.

왜그러시냐고 하니까 아들 놈이 와서 그런단다.

무슨 고등학교 등록금이 이렇게 비싸냐고?

이렇게 비쌀 줄 알았으면 학교 입학을 안했다고 몇 번이나 와서 따졌단다.

중학교 때 따진 놈, 고등학교라고 봐 줄리 없다. 이 놈은..

그래서 자구책으로 그 학교 주민등록지를 전입시켜 농어민 학자금 다 챙겨서 

졸업했다. 어쨌거나 요즘 사교육비에 벼라별 스펙을 쌓아야 되는 세상인데,

울 아들놈 참 싸게 교육을 시킨 셈이다.

잘 가르쳐도, 좋은 대학을 나와도 청년 백수가 된다고, 금수저, 흙수저 등등 

신분계급이 저절로 만들어 지고 있는 이런 나라 상태가 몇 년만 지속되면

그야말로 난국지세다.

중2가 지난 번 촛불시위에서 한 말들이 많지만,

"할머니들이 손자가 이어나갈 나갈 대통령 잘 못 찍었으니  ​책임져라!"

이 말에 솔직히 선배로서 유권자인 나도 참 창피하고 부끄럽다.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그 책임을  고스란히 ​싫어도 좋아도 물려주는

지금의 나라상태를 누구한테 전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 ..

이왕지사 이렇게 된 마당에 이번 선거에선 두 눈 부릎뜨고

잘 찍어야지, 나만 살다가 훌쩍 떠나면 그만인 지구가 아니다.

진짜 올 겨울은 왜 이리 춥고 쓸쓸한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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