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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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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산을 바라보다가


BY 김효숙 2017-01-22

낮에 일하다가 일찍가라는 말에 여유롭ㅏ게 퇴근을 했다

버스를 타고  우리집 정거장에 내렸다

처음 이사를 왔을땐 썰렁하고 낯설기만하던  나즈막한 야산이

일년쯤 살다보니 참 정겹고 나를 위한 멋진 정원 같아 그냥 좋다

 

무성하던 초록잎들은 다 떨어지고 앙상한 겨울나무들이

차가운 겨울바람에 서로 부등켜 안고 서 있다

 

이 추운 겨울에 옷을 다 벗어도 가녀린 가지들은 다 살아남을수가 있나보다

 

아직도 나무에 매달린 마른 낙엽들은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나무하고 친구가 하고 싶은가보다

마지막 잎새가 아닌 친구같은 낙옆들은 서로 사랑하느라 떨어지지 않고

매달려 있다

잠시 들릴 새들에게 바람을 막아주려나

적적한 산마을에 심심할까 낙엽소리 들려주려고 매달려 있는것일까

 

200미터 걸어오는 한쪽 켠 나즈막한 산등성이 오가며 바라보는 낭만은

행복 그자체이다

 

어!  저만치 밤나무 나뭇가지 위에 까치집이 보인다

그 작은 입으로 많은  나뭇가지를 물어다 호박 같은 커다란 집을 지었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지붕은 없을텐데  추워서 어떻게 잠을 잘까

길을 가다가 까치집을 바라보는  난 그저 걱정뿐이다.

낮기나 하면 내가  비닐로  지붕이라도  만들어주지

 

겨울처럼  긴밤을 추워서 어떻게 잠을 잘까

 

문득 안스럽고 가여운 생각이 든다.

 

까치들은 우리집 옥상에 가끔씩 놀러오곤했는데 내 친구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공중에 나는 새도 먹이시고 입히신다

하물며 사랑하는 자녀들을 내버려두시지 않으시는 든든함을 또 깨달아 본다

까치를 생각하며 감사한 하루를 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