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낮에 나가보면 식당에도 찻집에도 아줌마들 천지다.
점심때 식당마다 계모임을 하는 아줌마들이 몇팀씩 모여 있고,
커피숍에 가봐도 5~60대 아줌마들이 대세다.
커피숍에 70이 훨씬 넘어 보이는 할머니팀도 쉽게 볼수 있으니 세상이 많이 달라졌음을
알수 있다.
우리는 몇 년전만 해도 젊은 아이들이 커피숍에서 차 마시며 노는 것을 흉 보았다.
부모는 한푼이라도 아껴가며 자식들 용돈주면 저렇게 비싼 커피 마시며 논다고.
형편이 좋아졌는지, 문화가 달라졌는지.
이제는 우리도 가끔 커피숍에서 차를 마시고 분위기를 즐길 때가 있다.
모임때 식사후 자판기 커피를 마시지 않고 커피숍으로 옮겨 커피를 마신다.
젊은이들 흉내를 내며 음악도 듣고, 옛 생각도 하고, 수다도 떨고.
집에서 설거지후 마시는 믹스커피보다 커피맛은 못하다.
그래도 기분은 나쁘지 않다.
적어도 우리는 자식만을 위해 아끼고, 안먹고 아둥바둥하는 어리석은 부모가 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우리도 커피값을 신경쓰지 않고 좋은 분위기를 즐길 줄 안다고 생각하면 스스로 위안이
되는 걸까.
우리동네는 대단지 아파트로 형성된 신도시라 불리지만 20년이 넘은 아파트단지다.
백화점, 종합병원, 대형마트, 영화관 모든 것이 다 갖추어져 있어 이 동네를 벗어날
필요가 없는데 아이들은 자꾸 멀리 시내나 대학가로 나가서 친구를 만나고 논다.
이유는 아줌마들 때문에 동네 커피숍 가기 싫다고
어느집 딸이 했다는 말에 우리는 박장대소 했던 기억이 있다.
예전에는 놀다 식사시간이 되면 집으로 들어갔지만 요즘은 식사하러 밖에 나간다.
집에 손님이 와도 이것 저것 장을 봐서 상을 차리는 경우보다 다같이 나가서 외식을
하는 것이 쉽다.
주부들 또한 혼자서 외롭게 점심을 챙겨 먹지 않고 이웃이나 친구와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나가는 경우가 많다.
이친구 저친구와 날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다니는 사람의 우스개 소리를 들은적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인간성이 나쁜 사람은 점심을 혼자 먹는 사람이라고~
주변머리도 없고, 주변머리 없으니 쉽게 사람을 사귀지도 못하고, 베풀고 나누지도 못하고, 그래서 친구도 없고,
혼자서 밥먹고.
하긴 내가 그런것 같기도 하다.
대구에서 살다가 결혼하면서 부산으로 오게 되어 친구가 대부분 대구에 있고,
결혼후 계속 직장생활을 하느라 이웃조차 사귀지 못했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알게된 동료들이 있지만 대부분 아직 낮에는 직장에 있고,
핑계는 그렇지만 주변머리가 없는건지, 인간성이 문제인지.
나는 정말 낮에 점심을 같이 먹을 친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