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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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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랑무 먹으며 피식 웃네


BY 김효숙 2016-12-06

12시간 아이들 돌보고 돌아오는 퇴근시간

날이 추워진다는 뉴스를 들으니 총각무가  시장에서

보이지 않을 것 만 같아.... 버스에서 내려 시장엘 들렀다

5단에 만삼천원이랜다

한달 전에는 5천원씩 주고 사서 맛나게 먹었는데

올 한해 총각김치 못먹을까  얼릉 사들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는 길

왜 이리도 무거울까

 

기운이 빠지고 팔도 아프다.

온종일 서서 일하는 직업이라 다리는 옮길 때마다 더 아프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한쪽은 나즈막한 동산이다.

어느새 가을은 가고  나무들은 옷을 다 벗어간다

오가며 바라보는 정겨운 풍경들이 있어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소녀감성에 푹 젖는다.

 

영차 영차 낑낑대고 4층까지 올라와 가방은 던져놓고 얼른 총각무를 다듬었다

  똘망똘망한 무들이 생긋이 웃는다

황토흙에서 자랐는지 황토 흙 투성이다

어느것은 무가 알밤 벌어지듯 입을 벌렸다.

다듬으며 입 벌린 녀석들은 깎아서 먹는다

정말 밤 처럼 달고 맛이 있다

 

옛날엔 엄마가 다듬다 흙이 조금 묻어도  주시던 기억이 나기에

흙은 설탕이라 생각하고 오도독  맛나게 먹었다

 

다섯단을 후다닥 다듬어 한번 씻어 소금에 절였다

어릴적 시골에서는 총각무를 다듬어 흙이 묻은 채로 소금 물에 절여

북북 씻어서 김치를 하던 생각이나 그냥 절였다.

 

한시간 절이는 동안 사과랑 배를  갈아 즙을 짜고 새우젓에다

마늘 생강  그리고 살구 자두 효소 넣고 소금 두주먹 넣고 버무렸다.

달랑달랑 매달린 달랑무가 참 맛있어 보인다.

오도독 하나들고 먹으니 밤 12시인데 출출하다

밥 한주걱 떠서 김치통 쪽으로 와서 앉아 총각김치 금방 버무린거랑

밥을 먹는다. 하여간 못말리는 아줌마다

날것인데도 어찌 맛이 있는지 모른다.

혼자 한입 깨물고 아이구 맛있어 좋아서 웃는다

행복해서 웃는다.

 

남편은 잠이든지 오래되고 나는 그 늦은 밤에  참지 못하고

행복안고 잠이 들 총각무김치가 그리워 그여나 한주걱 먹었으니

오늘 밤에는 행복 가득안고 잠을 잘수가 있겠다

 

사람사는 일 행복이 별거인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