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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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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했던 2박3일 여행


BY 길목 2016-10-08

태풍과 물난리로 야단이지만 미안하게도 나는 태풍 전 3일 때문에 아직 꿈을 꾸듯

행복하다.

40년 전 친구인 여고 동창생 다섯명이 함께 보낸 2박3일 때문이다.

우리는 결혼을 한 후 대전, 대구 부산으로 각각 헤어져 바쁘게 사느라 서로 연락없이

지내다 20년쯤 지난 후 다시 만났다.

한 친구의 아들 결혼식 때 만나 다시 모임을 만들었다.

모임을 만든 후에도 회비만 보냈지 쉽게 만날 수가 없었다.

각각 다른 도시에 살아서 만나기 힘들었고,

어떤 친구는 직장에 다니느라 바빴고, 일찍 자식 결혼시킨 친구는 손자 돌보느라 바빴다.

돈은 자꾸 모이고 쓸 시간은 없고~

돈 많이 모아 해외여행 가자 말로만 하면서 세월은 자꾸만 흘러 또 10년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 5월 한 친구 딸 결혼식에 만나 구체적인 여행 계획에 들어갔다.

날짜는 10월 1일 2일 3일 연휴로 결정 하였으나

해외여행으로는 장소도 의견 일치가 되지 않았고 시간도 짧아 국내 여행으로 결정하였다.

국내에 아름다운 곳이 너무나 많고, 시간도 절약하고 ~

나도 그 의견에 대찬성이었다.

나는 아직 해외여행을 많이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국내에 가보고 싶은 곳이 더 많다.

그후로 우리는 수시로 국내 어디로 여행할 것인지 톡으로 의견을 모았으나 결국

정한 곳은 부산 울산 투어로 결정하였다.

다섯명 중 나와 또 한명의 친구가 부산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다른 도시에 사는 친구들은 부산의 곳곳을 여행하고 싶어 했다.

생각해 보니 내가 사는 도시라도 가보지 못한 곳이 많았고 친구들에게 자랑할 만한

아름다운 곳이 너무나 많았다.

 

설레임으로 기다리길 몇 개월

드디어 다섯명의 친구들이 부산에서 만났다.

우리는 모처럼 가족을 잊고 집을 떠나 그리웠던 친구들과 함께 웃고, 맛있는 것 먹고,

밤새워 못다한 이야기하며 꿈같은 시간들을 보냈다.

 

황령산 구름고개 찻집에서 본 부산의 야경 정말 아름다웠고

초록의 대나무길을 끝없이 걸었던 울산 십리대숲도 잊을수 없고,

광안리 바다를 내려다보며 사우나와 찜질을 즐길 수 있는 호텔이 숙소라 좋았다.

 

맛있는 음식 또한 배 터지겠다 소리를 연발 하면서 먹고 다녔다.

이기대 끝자락 백운포의 물회, 연화리의 가마솥 전복죽과 전어구이,

태종대 감지해변의 조개와 왕새우구이, 용호동의 할매 팥빙수

 

여행은 꼭 멀리 가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 좋은 곳이 얼마든지 있었다.

멀지 않은 곳이지만 눈여겨보지 않아 몰랐던 좋은 곳도 있었고

좋은 친구들과 함께 라서 더 좋게 보이는 곳도 있었다.

 

웃기는 것은 몇 개월 전부터 친구들과 여행 간다고 남편에게 말했는데

내가 사는 부산이 여행지라고 말을 할 수가 없어 끝까지 장소는 가르쳐 주지 못했다는 것.

 

놀라웠던 것은 우리가 갔던 울산 십리대숲, 해운대 마린시티, 기장 바닷가 등이 하루 뒤

태풍으로 물바다가 되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