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끝자리에 모인 여자들은 할 말이 넘친다.
아무렴.. 평소에도 할 이야기가 무궁무진한데 명절연휴에는 스트레스도 날릴 겸 할 이야기가 많을 수 밖에 없지요.
Q는..시어머님께서 부침개하는게 힘드니까 사서하라고 전화까지 하셔서 일러주시길래당연히 부침을 사서 준비를 했었는데
추석 당일로 오셔서 하시는 말씀이 "정말로 전을 샀다고? 넌 어떻게 전을 사서상에 올릴 생각을 하니? 그럴줄 알고 내가 전을 해왔다."
하tl면서 펼치시는데 말이 안나오더란다.다음날은 당신 집으로 시누이까지 다 오라고해서 식사를 하자고 하시더니 음식장만 하시느라 힘드셔서 누워 있겠다고하신다니 이건 정말 너무 하는거 같다.
W는...형님이 너무 좋으셔서 차롓상 준비를 하시면서도 준비해 간 돈을 안 받으셔서 몰래 놓고 나중에 문자로 알려 드렸단다.
다른 형님집에 들리려고 했는데 이젠 조카가 결혼을 해서 남편이 가지말자고 하니 편하긴 한데 좀 허전하다고한다.
A언니는...큰집에 전을 정성껏 만들어서 준비해서 갔는데 떡 한조각 싸 주지 않아 기분이 묘했다고.
솔직히 싸 줘도 잘 먹진 않지만 덩그만 바구니만 들고 오자니 기분이 썩 좋진 않단다.
우리집은...간간히 차롓상 준비를 하고 마지막 준비를 위해 퇴근하면서 하나로마트에 갔더니정말로 전쟁터를 방물케했다.
추석연휴 첫 날에 일찍 온 막내동서와 준비하기에 바쁜데결혼 20년차 된 둘째 동서는 느긋하게 와서 아직도 시댁이 낯설고 힘든지
말도 별로 없고 행동도 굼뜨고 신경이 쓰이게 해서 좀 피곤했다.늦게와서 부침만 빨리하고 싶어서 말도 잘안하고
이것저것 물어가며 앞만 보고 일을 하는 둘째동서에게이번엔 천천히 좀 하라고 부침준비도 덜하고 스스로 해보게하니 새댁처럼 묻는다.
아직도 낯설고 모르는게 많구나.그래서 힘들어하나?
저녁도 안 먹고 가려는 동서에게 금방한 잡채를 먹고 가게하고 집에 있는 조카 주라고 싸주니 다이어트해서 아무것도 안 먹었는데
집에 가다가 배고프면 자기가 먹을지 모른단다..
추석날 아침엔 차롓상 물리기 바쁘게 설거지를 하더니 휘리릭 가방을 들고 간다는데 어이가 없어 말이 안나왔다.
아버님도 통화 중이시라 한 마디 했더니 그제서야 기다리다가 겨우 인사하고 나서는 동서의 뒷모습을 보면서참 씁쓸했다.
왜 오기만 하면 시계를 보면서 집에 갈 생각만 하는걸까?처음엔 둘째서방님도 좀 있다가 가자고 했었는데
이젠 부부싸움도 피하는지 동서 말대로 하는 편이다.막내서방님이 시댁이 어려워서 그러꺼라는 말에 막내동서와 난 이중창으로 "우리가 뭘 힘드게 한다고요?"하면서 소리치며 한꺼번에 웃었다.그런데 적응잘하고 일잘하는 막내동서에게 은근 스트레스를 받는건가?
아님 자기가 스스로 떳떳하게 역할을 못하니 자리가 힘들고 불편한 건가..사실 행사 때도 얼굴 보기 힘든 둘째동서다.
혹시 내가 너무 막내만 이뻐하나? 여러가지 생각이 들면서도사람의 색깔은 각양각색이라는데 하면서 이해를 해보려고 해도
가끔 이해불가의 행동을 하면나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언제 조용히 물어보려고 한다.
세동서가 의기투함해서 잘지내면 얼마나 재미있고 좋을까 싶은데 말이다.
그래도 막내동서가 손님 오실 때마다 나와함께 상차려주고 저녁까지 있다가 집에 가니 많이 도움이 된다.
가끔은 어머님 생각이 난다.
시어머님이 살아 계셨다면 어떻게 우리들을 대하셨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