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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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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옷차림


BY 말괄량이 삐삐 2016-08-16

까만 청바지에 새까만 쫄티.....

이제 머리카락이 희끗희끗 변하기 시작한 울남편의 평상시 옷차림 ....


청바지는 빨아도 기름때가 잘 지워지지 안아 군데군데 얼룩이 져있고

새까만 티셔츠는 햇빛에 바래 어깨 위만 누렇게 갈색으로 탈색이 되어있는.......

출근할 때 입는 옷, 퇴근할 때 입는 옷 전혀 구분이 없는

언제부턴가 변해버린 작업복 차림의 남편 모습입니다.


하는 일이 그렇다보니 직업이 그렇다보니 차려입을 일이 별로 없어

늘상 똑같은 모습이지만 문제는 외출할 때 입으라고 옷을 사다줘도

그냥 일할 때 입어버려서 작업복을 만들어 버립니다.


한번은  친정집을 가는데 옷을 갈아입고 가라고 했더니 괜찮다고 하면서

끝내 그냥 작업복 차림으로 그냥 간적이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신 엄마가 제게 그러시네요.

이서방... 열심히 사는 모습은 좋지만

동내 사람들도 보는데 사위가 옷을 저렇게 입고 왔냐고....

나도 내 사위 자랑하고 다니고 싶은데...

저는 순간 창피함에 얼굴이 화끈해 졌습니다.


돌아 오는길에 남편에게 차한잔 마시자고 하고는 저는 신랑에게 말했었지요.


여보!!! 나는 당신의 모습이 어떻든 상관하지 않아요.

오히려 예전 생각 안하고 매일 작업복만 입고 열심히 일만 하는 당신이 고맙지요.


하지만 이제는 당신을 위해서도 예전처럼 자신을

좀 꾸미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세상은 나 혼자 사는 것도 아니고 부모님이나 가족들, 거래처분들, 가게에 오시는 손님들..

그리고 내 곁에서 나를 보아주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에게 보여 지는 당신의 모습이나 옷차림은 그들에게 지키는

예의라고 생각해요.


물론 내면의 모습이 더 중요하겠지만 내면의 모습도 겉모습이 맘에 들어야

들여다보려고 하고 더 많은 관심도 갖게 되는게 저는 사람들의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당신이 왜 그렇게 작업복만 입고 지내는지 저는 이해하고 당신 맘도 잘 알지만

이제는 자신감 넘치는 당신의 모습을 보고 싶어요.


어쩌다 모임에 나가면 작업복차림에 우중충한 모습으로 저만치 뒤에 서있는

당신 보면서 내 마음이 얼마나 아팠는지......


묵묵히 듣고 있던 남편이 한마디 합니다.


낸들 그러고 싶었겠냐고 ...

하지만 빨리 일어서려면 어쩔 수 없지않냐고...

그러면서 나도 이제는 이런 모습이 싫다고...

그럼 당신이 외출복 좀 시주라~~~하더군요. ㅎㅎ


저는 그럴게 .....

자기한태 진짜로 잘 어울리는 세상에서 젤로 멋있는 옷을 사줄게 하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휴일 날 신랑과 함께 백화점을 갖었습니다.

워낙 스타일이 독특한 사람이라서 평범한 양복 같은 것은 어울리지가 않아

남편에게 어울리는.. 남편이 원하는 스타일을 찾아 여기저기 헤맨 끝에

한 매장에서 케쥬얼 식으로 된 정장을 발견.. 

이 옷이다 싶어 얼른 입어보라 했지요.


그런데 정말 옷이 날개라는 말이 딱 맞더군요.

탈의실에서 갈아입고 나오는데

와...자기야!! 이 옷이 자기한테 너무 잘 어울리네 정말 멋지다...


어디 갈때 만이라도 이렇게 차려입고 다니면 얼마나 좋아.. 하면서

엄지를 척 들어보였더니 남편도 맘에 들었는지

응.. 괜찮네 하면서 입가에 웃음을 짖더군요.


그렇게 해서 남편이 맘에 들어하는 옷으로 케쥬얼 정장 두벌과 셔츠, 구두등을

사들고는 집으로 돌아왔었습니다.

물론...경제적인 부담이 좀 크긴 했지만..ㅎㅎ

그동안 남편이 안 입고?? 아낀 돈이라 생각하니

이 정도는 해줘야하지 하는 생각이 들어 오히려 마음이 편안했었지요.


그렇게 옷을 구입하고 나서는 외출 할 때마다 집에 들려 꼭 옷을

갈아입고 나갑니다.


언젠가는 엄마 생신 때 모임이 있었는데 새로 산 옷으로 차려입고 갖더니

엄마얼굴에는 밝은 미소가....

언니는 나는... 다른 사람이 온줄 알았어...완전 인물이 살아있네..

남동생들은 매형!!! 오늘은 연예인이 왔나 했어요.. 하면서

서로 박장대소 ... 한바탕 웃음꽃이 피었었지요.


그런 말들이 좋았는지...

남편이 한마디 합니다. 저도 옷만 잘 차려 입으면 괜찮은 인물이라고...ㅎㅎ

이제는 어디나가서도 당당한 남편의 모습.....

더불어 제 어께도 그런 남편의 모습에 으쓱해지곤 하지요.


일할 때는 기름때 묻은 까만 작업복이 잘 어울리지만

차려입으면 케쥬얼 슈트가 더잘 어울리는 ...

그런 남편을 저는 사랑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