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사진보니 항상 웃고 계시네..."
'그게 무슨 말이고?"
"내가 보는 아버지 사진은 항상 볼때마다 웃고 계시네..."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병원과 집을 번갈아 왕복하던 시절 한동안은 큰방에 놓아두었던
전동침대에서 한참동안 누워계시면서 더운 여름철에는 하루에 3~4번은 병원에서 가져 온
환자복을 갈아입혀드렸다.
그때는 사진을 한번도 찍어주지 않았지만 5년전 겨울의 마지막 밤에 숨을 거두신 아버지,
3일장 치루면서 추모공원 맨위 작은 사각틀안에 아버지를 모실때 사진은 남동생이 들고
올라갔는데 그 사진을 이제는 어머니가 사용하시는 전동침대 옆에 놓아두고 있다.
지난번 돌아가신 할아버지 제사때 남동생이 그 사진을 보면서 아버지가 웃고 계신다는
말을 했는데 가끔 나도 큰방에 들어가면 아버지 표정을 살핀다.
왜 생전에 내가 그렇게 못했을가라는 자책을..
사람 마음이 참 희안한것이 아버지가 쓰러지기 얼마전부터 예민해지고 아무것도 아닌일에도
화를 잘 내셨던 아버지가 그때는 정말 싫었건만
아버지 쓰러지고 중환자실에 누워서 식물인간으로 계실때,
따뜻한 수건으로 아버지 손이며 얼굴을 딱아드리는데 그때 처음 아버지 손을 만져보았고
얼굴도 만져보았다.
못해준것도 잘해준것도 생각나지않고 오로지 아버지 살려야한다는 마음뿐,
그리고 마지막 겨울 끝에 고개를 끄떡이면서 숨을 헐떡이면서 있다가
돌아가셨을때 아버지 이마는 싸늘하게 식어있었다.
그리고 돌아가신지 5년이 되었지만 난 여전히 큰방에 가면 아버지 영정사진을 본다.
50대시절로 보이는 머리 스타일에 그 얼굴,
앨범사진속에 보이는 아버지의 50대 얼굴은 한참 젊어보이는데 그때라면
같은 동네에서 17번이나 전세를 살고 이사를 할때였는데 아버지 50대에
비로소 방 4개짜리 옥상있는 단독주택을 마련하셨고 그때 나도 10대 후반이였건 시절이라
한참 멋내고 구두신고 하던 시절 아버지는 애지중지 아끼셨던 카메라로
남동생과 엄마 그리고 나의 모습을 찍었는데 아버지도 그때는 정말 젊었다.
그때 모습의 아버지가 항상 영정사진속에서 지긋히 웃고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