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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두콩, 살아가는 법


BY 국화앞에서 2021-04-23


겨울 끝자락에  심었던  완두콩이  싹을 내어  봄 문턱  흩뿌려 대던  폭설에도  굳건하게  자라더니  훌쩍 자라  4월 바람애도  잘  견디고 있다.
덩굴 손  서로  맞잡고  하늘대며  맞서는  모습에서  완두콩의  살아가는  법을  본다..

완두콩,  살아가는 법

여리다고 얕보지마라
가늘다고  부러지랴
덩굴 손 맞잡고  하늘 우러르면
비바람 무섭겠냐

실처럼  가늘어도
손에 손 잡고  출렁이면
쓰러지지 않아
부러지지 않아

바리케이트 치듯  
손에 손잡고 가는 게
우리들  살아남는 법

굽히는 삶보다
당당하게  맞서고 싶었냐
굽어져  타고 오르라는
둥그런 대 터널이  무색하다

설핏 지나는 바람결에
출렁다리  흔들리듯 위태해도
서로 몸 기대어   맞잡은 손 굳건해서일까

하늘 우러른 완두콩 줄기 사이사이
푸른 하늘  품은 완두콩 꿈꾸며
하얀 나비 닮은 콩꽃들  화들짝  일었다

이는 '완두콩, 살아가는 법'이라는  자작시다.

비바람에  넘어지지 마라고 뒤안 대숲에서  잘라놓은 대로 지지대 터널을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도  대나무 터널을 타오르지 않고 덩굴 손을 내어  손맞잡듯  얽혀  바리케이트치듯  치며 자라는  것이다. 마치 출렁다라가  흔들리듯 한들거라며  봄바람에  맞서는  완두콩 줄기들을  보며  읊조려 본 것이다.

며칠 전부터  그 줄기 사이사이마다  하얀 나비 같은 콩꽃이  확  일더니  꽃 진 자리에  길죽한 까투리까지  매달고 있다.

잘 살아주었구나  완두콩,  
처음  텃밭에  심어본  강낭콩이  이런  기쁨을  안겨 줄줄이야  

완두콩이 일었다      완두콩 꽃이  하얗게  일었다


완두콩이 일었다

완두콩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