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편견은 완고하여
자주 말이 없어지고
어제도 오늘도 골몰하는
일들은 항시 위태로웠다.
사랑만으로는 덮어지지 않는 허물들.
여자의 아들은 연례 행사처럼
죽음을 꿈꾸고 그 여자
응급실 구석에 선 채 파리하게 야위어져
아들 손을 잡고 나오고.
여자에게 삶이란 고단하고 쓸쓸한
비애의 숲 같은 것.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 나무가 된다.
움직이지 않고 단단히 서서
먼 우주에서 오는 빛을 모아 내리고
땅속 깊은 곳에서는 물을 끌어 올리며
그리고 저 자유로운 바람속에서
물 오른 가지마다 새순 돋는
나무, 가난한 새들이 집을 짓는.
거칠게 패이고 갈라선 껍질을 뚫고
몸을 열어 보면 알게 될 것이다.
고통이 삶 속에 머물 듯
삶과 죽음의 경계없이
죽은 몸을 껴안고서야 새살
앞도 뒤도 없이 둥글게 자라나서
한결같은 견고함으로 우뚝우뚝
하늘을 향해 커 간다는 것을.
그렇게 나무,
다정한 어미새가 알을 낳는.
그렇게 나무,
아기 손톱같은 새순 돋고
새들을 품고 그렇게 나무 울울창창
그렇게 그 여자,
마음속 깊이 큰 나무 되면
나뭇잎 지고 흰 눈 내리고
다시 꽃 피는 무수한 나무, 나무들.
찬란하게 빛나는 봄 햇살 아래
나풀나풀 꽃잎 날리면
행복은 아직도 많이 남았으니
숲속이라면 나무,
흔들리며 가도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