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을 동동 구르고
땅을 치던
통곡도 잦어들고
잘가소, 잘가소
저 세상에서는
부디 아프지 마소.
펼치면 한 평도 안 되는 육신으로
구비구비 넘어온 풍진 세상
고운 가루로 몸을 바꾸니
한 되도 되지 못하네
천년만년 살아질 듯 살아도
앞서간 사람들 중
죽지 않는 이 누가 있을거나
가슴을 치는 이 무상함이여.
홀로 남은 늙으신 아버지와
눈물로 눈이 상해버린
야윈 누이들 뒤로
좁은 추모관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서 있는 남자.
창 밖에는
날개도 없는 것이
나풀나풀 천지사방
날아 내리고
소리를 잃은 울음이
몸 속 깊이 파고들어
창자를 끊을 때마다
막 태어난 눈들이 쌓였네.
애기야, 목 놓아 울 수도 없는
엄마 잃은 작은 애기야
나고 죽는 것이
순리라 하지만
늙지도 않는 저 시간들을
어찌 견딜거나
봄은 지척인데
피는 꽃을 또 어찌할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