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니 공산주의니
그런 이념들이 언제 어디서
누구에 의해서 어떻게
태동을 하고 20세기를
건너 왔는지
그 숨가쁜 기록들은
나는 잘 몰라
그러나 이것만은 알지
배속에 80여개의 비닐 봉지를
품고 있던 돌고래와
플라스틱 쓰레기에 끼여
몸이 변형된 거북이와
깨끗한 물이 없어 죽어가는
지구 위의 수많은 아이들을
끝없는 생산과 소비와
부와 권력과
그리고 빈곤과 함께
커져버린 도시속
돈과 사치를 끊임없이
소진하는 사람들과
그들 아래 떨어지는
빵 부스러기를 먹기 위해
몰려드는 또다른 사람들을
나의 가방과 접시들
나의 화분들과
나의 저녁들만이 있는
불평등한 커피와
불공평한 빵과
잠자리의 불균형과
그리고 이제
흉흉한 전염병 속에서
도시는 불안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