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언제나 꿈을 꾸면서 살라 한다
이제 막 유년의 행복한 초원을 걸어와
파릇하고 싱그런 아이들에게도
사랑보다 먼저 행복보다 먼저 꿈을 강요한다
그것만이 행복에 이르는 유일한 길인 듯
그럴 때 나는 슬퍼진다
가끔 그런 생각들이 든다
내가 기껏 꾸었던 꿈들이
나를 행복으로 이끌어 주었나
꿈을 꾸었다는 이유 하나로
온 생을 아쉬움과 체념과
불행이라는 사슬로 묶어둔 것은 아닌가
잠 못 들고 꾸는 꿈이란
얼마나 성기고 불안한가
우리가 깊은 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
아침 햇살은 더없이 찬란했으며
빛을 가로지르는 새의 날개짓은
경쾌한 하루를 시작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나는 지난 밤을 스쳐갔을
내 꿈에 대해서 떠올리려 애를 썼다
그럼으로써 성공과 더불어 온다는
행복의 계단에 한 발을 올릴 수도
있으리라 꿈속에 또 꿈을 꾸고는 했다
그러나 부질없고 덧없음을 안다
오직 내가 바라는 건 찰나의 행복
내 생애 모든 하루를 스쳐 지나갔을
파랑새의 날개짓을 눈여겨 보는 것
늦가을 햇살이 좁은 마당을 지나간다
검은 길고양이 한마리 밥 달라 와서
창고에 들려 사료 한줌 덜어준다
하늘이 쨍하니 파랗다
분주함 속에 접어 넣은 여유 한 페이지
브람스를 듣는다
자유롭게 그러나 고독하게 새처럼
더 행복할 겨울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