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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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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슬픔


BY kim5907 2009-02-11

   정월  열나흩날

 

고향집 시렁위 바가지 속엔

깍은밤 어금니동부 조 수수쌀이

정월 추위에 퍼렇게 얼어있었다

질시루에 담아 오곡밥을 지으려던

어머님의 정성은 이토록 오랜 슬픔으로

남아있다

채워지지 않은 푸른 달빛아래서

내동생 찬수는 햇살처럼 빛나던 스물세 해의

삶을 접었다

스무해전 그 아픔은 세월의 두께에

엷어졌지만 서글서글 했던 눈매

웃으면 드러나던 덧니가... 엊그제 일만 같다

애써 잊은체 하시는 어머님의 가슴에는

아직도 피빛 아픔이  끊임없이 이어지시리라

 

올해도 그날처럼  채워지지 않은 달빛이

찬 하늘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