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열나흩날
고향집 시렁위 바가지 속엔
깍은밤 어금니동부 조 수수쌀이
정월 추위에 퍼렇게 얼어있었다
질시루에 담아 오곡밥을 지으려던
어머님의 정성은 이토록 오랜 슬픔으로
남아있다
채워지지 않은 푸른 달빛아래서
내동생 찬수는 햇살처럼 빛나던 스물세 해의
삶을 접었다
스무해전 그 아픔은 세월의 두께에
엷어졌지만 서글서글 했던 눈매
웃으면 드러나던 덧니가... 엊그제 일만 같다
애써 잊은체 하시는 어머님의 가슴에는
아직도 피빛 아픔이 끊임없이 이어지시리라
올해도 그날처럼 채워지지 않은 달빛이
찬 하늘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