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달
텅 빈 가지 끝에 걸린 둥근달
문 틈새로 달빛 떨 구고
몰아치는 바람 옆서 한 장 던져
당산 나뭇길 을 돌아갔다
백열등 불빛이 은은히 퍼지고
낮 익은 목소리 마음 설레어
울컥 미어지는 목젖너머로 꿀떡 삼키는 눈물
그리움에 고향집 앞마당이다
엄마 부르는 소리에 버선발로 달려 나와
아 이구 강아지 왔어 내 강아지 왔어
어 여와 어 여와 손잡고 등 두들기는
거친 손마디가 죄스러움으로 가슴시리다
쥐죽은 듯 조용한 밤하늘 별빛도 숨어들어
휘몰던 바람도 잠자는데
텅 빈 가지 끝에 걸린 둥근달
타닥타닥 군불지피는 고향집 아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