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지금 막 내놓은 신상품 화장품이 진열되어 있다.
마음에 바르는 영양크림 오십그램.
(사용설명서를 반드시 참조 후 사용하시기 바람)
성분표시
1. 남쪽 끝에서 지금 막 송두리째 떨어지는 동백꽃 한 광주리.
2. 반드시 짠내나는 바람에 바다가 놀다 간 흔적이 있는 시뻘건 황토 한 주먹.
3. 달에 갔다가 막 돌아온 여자가 머리감고 헹궈놓은 물 한 세숫대야.
4. 고독하다고 우짖는 가마귀날개에서 낙하하는 눈물 영점 영영 일그램.
5. 열 한 시간동안 씨름하다 결국 제왕절개하여 출생하는 태아의 탯줄 일센치.
6. 고삼 수능 치르는 제일 추운날만 골라 얼어붙은 교문 앞 여자의 숨소리 같은 하루치 기도.
7. 지금도 누군가를 사랑할 준비를 하고 있는 남자의 생각 조금.......( 무게를 잴 수 없슴)
중간 생략.
제조원: 하늘아래시 제일 일 잘하는 정규직원이 많은 회사(주)
전 화: 일일사에 문의하셔서 수신자 부담으로 이용바람.
유통기간: 평생 사용 할 수있슴.
** 모든 화장품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나는 마음을 성형하고 싶었다.
내 얼굴이야 원래 사람 비슷하게 생겨
사는데 별로 지장없다.
이 놈의 마음이 끝도 모르고 시작이 어떻게 생겨 먹었는지
오지랖만 무진장 넓은 팔푼이다.
현재 병명조차
불확실한 병에 전염되어 있다.
아무래도
마음에 바르는 화장품을 사야 되나보다.
** 이 땅에 여자로 태어나면 이뻐질 권리가 있다. 어떤 여자라도 뭐라고 하지마라.
그대들이 방부제를 덕지 덕지 넣어 얼굴에 바르게 한 들 마음은 썩어 거름이 꼭 된다.
여자들 마음은 다 그렇다.**
* 출처: 동그리의 좋은 글 좋은 생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