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엄마의 목소리는
항상 죄인 처럼 가늘고 힘이 없다.
노환으로 움직일수 없는
아빠 머리좀 깍아 달라는게
뭐가 그리 큰 일이라고...
맛난 반찬을 해 놓고 가지러 오라 하면 될걸
굳이 지나는 사람한데 아쉬운 소릴 해서
우리 집에 까지 갇다 주게 하신다.
집에서 맨날 노는 딸년
뭐가 그리 힘들다고...
가까운데 사는 덕에 잔 신부름좀 해 드린다고
항상 미안하다며 아들보다 나은 딸이라고
자랑 아닌 자랑을 일 삼으신다
아들이나 딸이나 다 같은 자식인데
뭐가 그리 미안한 일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