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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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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꽃이 피면


BY 흰구름 2003-12-07

 

 

 

국화꽃이 피면

무엇이 처연하게 그를 바라보게 하는지

좋아할 수 없을 것 같은

미워할 수도 없을 것 같은

누군가의 떨리는 부드러운 입술 같기도 하네  

 

국화꽃이 피면

무엇이 뉘우침으로 잠 못 이루게 하는지

오래된 성급했던 체념과

버리고 만 순수가

다시 되살아나 몰래 숨어 가슴에서 울고만 있네

 

국화꽃이 피면

무엇이 나를 애타게 부르는지

아름다운 무지개도 보이지 않는데

꿈꾸듯 구름이라도 바람이라도 따라

꽃향기 애써 풍기며 돌아오지 못할 먼 길 떠나고 싶네 

 

국화꽃이 피면

무엇이 공연히 설레이게 하는지

이별한 첫사랑의 얼굴이

금시라도 날 반기며 달려오거나

못잊어 오늘도 기다리고 만 있을 것 같네

 

국화꽃이 피면

무엇이 나를 젖어오게 하는지

되돌릴 수 없는 활짝 피워보지 못한

젊은 날의 사랑과 인생

치유하지 못할 병처럼 집착으로 얼룩진 눈물꽃 피네

 

국화꽃을 보면 나는 흔들리지 않을 수가 없네

국화꽃을 사려면 나는 자꾸만 망설여 진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