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은 기억한다. 분주하게 오가며 한 바가지의 물을 끼얹어주던 한 여인을 잊지 않고 있다. 작고 딱딱한 콩알갱이가 그처럼 부드럽고 키가 큰 데는 쉼없이 그를 쓰다듬어준 여인이 있었기에 가능했기에... 이 아침 콩나물 시루를 쏟아 부을 때 고마움보다 더 큰 아픔으로 여인에게 묻는다. "날 그대로 내버려두지 그랬어요?" "늘씬하고 예쁘게 자랐지만 나의 대를 이을 핏줄을 보지 못하는 것은 천추의 한이야!" 콩나물은 탄식하며 물 속으로 깊이깊이 가라앉는다. 많은 생각에 머리가 무거워 무거워진 머리를 벗어나려 애쓰며 하얀 막하나씩 둥둥 벗겨 올리며 깊이 깊이 가라앉는다. 7일간의 이 세상 여행이 끝나고 특유의 비릿함을 지우며 맛깔스런 당신의 반찬이 될지도 모르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