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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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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


BY 바람꼭지 2003-11-21


콩나물은 기억한다.
분주하게 오가며 한 바가지의 물을 끼얹어주던
한 여인을 잊지 않고 있다.

작고 딱딱한 콩알갱이가 그처럼 부드럽고
키가 큰 데는 쉼없이
그를 쓰다듬어준 여인이 있었기에
가능했기에...

이 아침 콩나물 시루를 쏟아 부을 때
고마움보다 더 큰 아픔으로 여인에게 묻는다.
"날 그대로 내버려두지 그랬어요?"

"늘씬하고 예쁘게 자랐지만
나의 대를 이을 핏줄을 보지 못하는 것은 천추의 한이야!"

콩나물은 탄식하며
물 속으로 깊이깊이 가라앉는다.
많은 생각에 머리가 무거워
무거워진 머리를 벗어나려 애쓰며
하얀 막하나씩 둥둥 벗겨 올리며
깊이 깊이 가라앉는다.

7일간의 이 세상 여행이 끝나고
특유의 비릿함을 지우며
맛깔스런 당신의 반찬이 될지도
모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