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풍의 그 식당에선
연탄불에다 양념한 삼겹살을 굽는다
21세기의 사람들이,
19세기의 식당에서,
둥글게 모여앉아 마치 원탁의 기사처럼,
칼과 집게로 고기를 굽는다.
발갛게
제몸을 태우는 연탄불이
내속내를 알았을까?
21세기의 나는 고기를 씹으며
타임머신을 탄다.
서리내린 흙길 위에 새카만 리어카 하나
앞에서끌고 뒤에서미는 부부는
아무 말이 없다.
신호도 없이 앞에서 멈추면,
뒤에도 멈춘다.
우리동네 연탄장수 부부는 벙어리인갑다
앞선 지아비 가다멈춰 코를 풀면,
뒤에 지어미 머리수건 풀어 땀을 닦는다.
우리집 광에 까만연탄 가득 차도록
연탄부부 왔다갔다 연탄만 나른다.
검은 연탄자욱 얼굴
더욱 슬퍼보여
울엄마 가득찬 연탄광보며 시름놓고
수고했다 내민 냉수 한사발
연탄아저씨 받아서 아내 먼저 주네
학교갔다 돌아오는 저녁길
연탄가게 지날때, 왠지 고개 돌려져서
들여다 본 연탄가게안
아!
30촉 알전구 흔들리는 좁은 가게안에는
연탄난로위에 작은 냄비하나
보글보글 맛나게 끓을때,
도란도란 들리는 부부의 대화소리가
쿵, 쿵, 쿵, 내 가슴에
19세기의 타임캡슐 처럼 묻었었는데
지금,
이 연탄불을 보며 비밀스럽게 꺼내본다.
21세기의 사람들은
둥근 식탁에 모여서
19세기의 연탄불에
고기를 구워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