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채 오기도 전에
가을이 오면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잡고
멀리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습니다.
가을의 향취를 맘껏 즐기면서
그 사람과 나만의 아름다운 추억을 그리며
그렇게 떠나고 싶었습니다.
가을이 오면
많은 이야기들을 속삭이며
기억에 남는 그런 가을을 보내고 싶었습니다.
그 사람과 나만의 아름다운 이야기를요.
누구라도 부러워할 연인의 모습으로
추억의 가을을 보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은 그것 조차도 허락지 않고
내 곁을 떠나간 것입니다.
가을이 채 무르익지도 않았는데
그 사람은 내게 이별을..
아직 난 가을 여행을 떠날 준비도 하지 않았는데
그 사람은 어느새 내 곁을 떠나고 만 것입니다.
올 가을은 나를
세상에서 가장 슬프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그 슬픔까지도 함께 가져 가 주었다면
더 좋았을 것을
슬픔은 남겨둔 채
차디찬 아픈 기억만이 내게 안겨주고
그렇게 그 사람은 떠나고 말았습니다.
내게는 한마디 남긴 말도없이
이 가을이 채 오기도 전에...
그 사람은 조용히 내 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