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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떠나간 길


BY 개망초꽃 2003-10-20

      그대 떠나간 길,
      색 바랜 허공만 한 시간동안 보았습니다 
      흰손바닥을 흔들며 항상 가던 길로 가더니 
      오늘은 다른길로 떠났습니다. 
      
      무슨말 이라도 하지...... 
      손 한번 대충 들어 주고, 
      이십오도로 숙인 얼굴엔 그늘만이 덮혀 있었습니다. 
      
      늦은 가을길을 걸어오면서 
      돌아 갈 시간이 되었음을 알았습니다. 
      
      날 만나 행복하다더니 
      미련한 사랑에 지쳐버렸나 봅니다. 
      날 만나 감사하다더니 
      먼길이 힘겨워 지는가 봅니다. 
      
      그대 돌아감을 망설이고 있다면 
      이제 가도 되겠습니다. 
      우리 사랑할 때 허락한적 없던것처럼 
      내 허락없이도 떠나가십시요. 
      
      사랑하지만 
      가야한다면 보내 드리겠습니다. 
      
      그 옛날 
      내가 돌아설 때 말없이 보내 줬듯이 
      지금 그대가 가고 싶다면 
      입다물고 보내겠습니다. 
      
      다가올 겨울이 두렵습니다. 
      하지만 견딜만 할겁니다. 
      올 겨울엔 또 다시 혼자가 될 준비를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