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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주제로 한 시


BY 아름다운 천사 2019-03-30

봄날에

​                                                                                                                                                  나태주 / 시인

​사람아, 흰구름 앞에 흰구름 바라

가던 길 멈추고 요만큼

눈파리하고 서 있는 이것도 실은

네게로 가는 여러 길목의 한 주막쯤인 셈이요,

철쭉꽃 옆에 멍청히

철쭉꽃 바라 서 있는 이것도 실은

네게로 가는 여러 길 가운데

한 길이 아니겠는가?

마치,

철쭉꽃 눈에 눈물 고이도록

바라보고 있노라면

가슴에 철쭉꽃물이라도 배어 올 듯이,

흰구름 비친 호숫물이라도 하나 고여 올 듯이,

사람아,

내가 너를 두고

꿈꾸는 이거, 눈물겨워하는 이거, 모두는

네게로 가는 여러 방법 가운데

한 방법쯤인 것이다

숲 속의 한 샛길인 셈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