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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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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


BY banguki 2003-06-14

굳을 때로 굳어버린
두 팔은 버려라
아니 두 팔로 안아라
내게
내 머리에 구겨진 무언가을 넣어두고
밤새 울었을 누군가를
이젠 안으리라
저 하늘은 내가 안음이 아니요 스스로 와서 안김이니
이제 그도 나를 안아라
아니 내게 안겨라

슬픔이요 자존심이요 절망이요 희망이니
밤새 어둠조차 내모습을 찾지 못하도록
새어나간 불빛들을 모두 줄이고
숨겨둔 종이에 춤추는 수없는 글자 글자
내게 못 채워진 지식 너에게 넣었는데
그래 너는 소원을 이루었더냐

때늦은 배움이
세월에 묻혀
인파에 묻혀
내가 가라하지 않아도 저 참새는 떠나듯
그도 밀어내지 않아도 멀어졌으리라

에머럴드 성을 찾아서
오늘도 떠날 채비를 하는너를
이젠
나도 ?으려 함이니
너에 머리에 넣은 종이에
나에 갈증을 풀어줄 지식의 성에
매일 헛걸음 하지 않도록
나에게 길안내를 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