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의 버들피리
김隱秘 글
책머리에
충청북도 보은군 마로면 세중리 53
3년에 한번씩 오는 아버지
술주정에 문짝은 부서지며 울었지
어둔 세월에 누덕 구두를 신고
혼자 그리 걷다가 외로워 뒤돌아 보니
바람이 날 따라 오며 웃고 있네
반짝이려고
애 많이 ?㎲?
사랑이 없으면 헛것인걸 알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린거야
낮아져
아래로 흘러간 자욱 하나
발견하지 못해
기웃거리며 50년
욕심이 죄가 된다는 걸 깨닫지 못했어
작아지자 작아지자
아주 보이지 않게
무릎을 굻고 조용히
사랑해 주신 분들의 이름을
이제야 불러 봅니다 눈물이 나네요
정말 고마웠어요
참 감사했지요
<계미 새해 梧井골에서 隱秘>
1. 황새
다리가 길어서 고고한 새
우주를 날개에 그린 아사달의 첫새
흥건한 촌노의 눈물색으로
붉어지는 노을 속
강물을 들여다 보다
허전하여 허전하여 박차오르는
독수리보다 높은 새
황새
네 다리는
오염된 세상을 건성 밟고
가라는
신의 선물이었나보다
날아 가렴
황량한 하늘
노을의 바다에 네 날개로 돛을 삼아
아름다운 구름위 바람도
모시 옷을 입고
세상의 남은 미련
나신을 말리는
천산까지 오르거라
나의 황새야
네가 되고 싶고나
2.강아 홑아낙처럼 흘러다오
황새 여울 빠른물살로 과부가 되어
긴긴 세월 홀로 울다
아리랑 가락으로 한 생을 살다 간
그리운 정선
동강의 홑아낙
못다한 님 사랑한 한인가
그리운 절규인가
애절한 추억속에
비경이 된 산 그림자속
백조의 나래
억겁의 세월 흘러도
무슨 할말이 그리 많아
원시의 치마처럼
나뭇잎으로 가리우고
티도 없이 흐르더구나
태백산맥 심천의 붓을 담궈
병풍산 자락자락
동양화 치고
금강모치 수달
인기척에 놀래는데
절름발이 강이 될뻔한 너를 보면
가슴이 철렁
댐을 막아 망부의 한을 덮지마라
너 혼자 홀로 그리워
바다로 가는 길에 손을 흔들지라도
외로울수록
아름다워 정말 깨끗해
속살드러내 탐내는 이 많아도
동강아 아낙아
네 정절은 잊지말고 늘 흘러다오
3.외로움에 귀를 대고
외로움은 그리운 거
나무가 침묵하는걸 보니
땅이 얼은거다
바람이 북에서 부니
님은 아직 잠에서 깨지 않으셨다
인내를 키우느라
침묵하는 산야
아이를 낳을 수 있게
젖몽울이 아픈 소녀처럼
겨울에는 혹 마음이
쓸쓸해 견디지 못하는
외로운 사람들
그런 사람이 참 좋다
바다 같은 찻잔을
마주 놓고
강물 같은 마음을 그 바다에
흘러 보내면
얼어 붙은 땅
저멀리서 녹혀오는 소리
서로 가슴에 귀대고 들어 본다
사랑, 사랑이야 저기 오는건...
외로움은 아름다운 거
4.반짝이는 마음
강에 나가면
등푸른 고기떼
반짝이는 마음이 보인다
사랑하지 않으면
반짝일 수가 없어
십자가를 진다해도
낮은데로 흐르는 강
고기떼는 거기 살아서
마음이 반짝이나
강에 나가면
내 마음도 어쩐지
반짝이려 강물을 들여다 본다
5.잘 가시오
하루도 쉬지않고 늘
변함없이 찾아와 밝은 빛으로
밝혀 주던 님의 미소
따스함으로 자란 산천초목
광야의 이름 없는 풀까지
어느 하나 차별하지 않고
오직 넓은 가슴으로 안아 준
님 2001 임오여!
참 고마웠소
때론 뜨건 눈물과 후회
못다한 미련의 광장에
낙엽이 지기도 했지만
부질 없는 욕심의 항아리를 오늘
다 버리오
같이 손잡고 걸었던
그리운 이름의 님들과 함께
좋은 가슴으로 손을 흔드오
잘 가시오 2002 임오여!
6.믿음만 있으시다면
손 하나 들어 올릴 기운도 없어
기진맥진 사경을 헤메일 때
날 부축 해 줄
아무도 없는 땅
땡볕이 목을 조일 때
모두 포기하고 마는 무반응
삶이 너무 허망하여
뒤돌아 보면
후회의 발자욱으로
가득한 날
등에는 인생이라는 보자기
고뇌의 짐 지고 헐떡이나니
........
눈물도 메마른 사막
휘날리는 모래바람
영원히 오지 않는
오아시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없이
까마귀떼도 끊어진
사망이 지배하는 벌판에
혹 당신이
쓰러지셨습니까?
거기서 님은
그 분을 만날 것입니다
다시 살 것입니다.
정녕 새 사람으로
새 이름으로
새 나라에
아름답고 고운 생명 주실
그 분을 만날 것입니다
믿음만 있으시다면
...........
7.家族
작은 우주
옹기종기 모여 사는 집
따사로운 해
슬기로운 달
반짝이는 별들
모여서 오손도손
손을 모아 기도하는
아름다운 그들을 우린
가족이라 한다
8.김치
긴긴세월 역사가 되어 우리의 혼이 된 너
백두와 한라의 산밭에서 자라나
동강의 맑은 물로 씻어
황해바다 곱게 말린 하얀 소금 저며
겨우네 봄내 혹 여름까지
사람과 동행하는 그리운 이름
다만 김치독이 없어져
좀은 서운하여라
9.雪世 雪山
사람 넘치는 도회지에는 눈을 녹이느라 염화 칼슘을 뿌린다. 새벽부터 수로원 아저씨들이 미끄러지지 말라고 모래와 섞어서 뿌린다. 하늘이 준 귀한 보배를 세상의 문명으로 금새 걷어내면 사람 닮은 차들이 빵빵대며 인상을 쓴다. 뭣때문에 그러는거야? 어딜 그렇게 가는거야? 헐레벌떡 나타난 병원구급차 비상 사이렌 울리며 곡예를 하고 까마귀 같은 견인차는 싸움판에 먹이를 채서 끌고 가네..
사람 잘죽는 도회지에는 눈이 오래 살지 못한다. 그래서 거기 사람들 가슴은 눈 같이 희지 못한걸까...오랜만에 눈녹는 도회지를 탈출하고파 높지않은 산을 오르면 고목하나 일어나 나를 깨운다. 그래, 욕심부리지 마. 눈처럼 산처럼 살아..
10.눈오는 城터
발버등쳐도 멈추지 않는
그리움 담긴 세월
하얀 눈이 오면
고향의 石城을 오르오
단단한 돌을 빗어
손톱이 빠지는 고통을 참고
무엇을 그리 지키려
아픔을 감내해야 했을까
병사의 혼같은 눈이 오오
작부의 춤 같은 바람
아낙의 행주치마 펄럭이고
참나무 사이에 멧새는 군졸?
눈오는 날
고향의 성터에서 생각하오
오늘 이름이 돌쩌귀에 새겨져도
훗날 나그네야 어이 알려고
빈 성은 날마다
참나무 갈잎 순라 도는데
사람들은 제 이름을 부를새도 없이
바빠서 죽겠다 하지요
성을 내려 오며
발자욱을 보면
금새 내리는 눈이 덮어
하얗게 지워져 가는것을
고향의 성에 눈이 오면
지난날이 늘 그립고
덧없이 먹은 나이
성처럼 그리 눕는걸 깨달으오
11.그리움의 자녀
강원도 평창읍에서 이십오리 진부고개를 넘어가면 세상에서 가장 오염되지 않은 산마루에 송어지느러미 같은 옥수수 잎새가 수염 말리느라 하늘을 향해 손을 흔들고 매연한 올 없는 순전한 햇살은 소나무 아래 작은 잡초까지 어루 만지고 있습디다.
송사리도 아닌 군번도 족보도 알 수 없는 잔챙이 고기들은 물풀섶에서 놀고 산계곡 바위는 코만 내놓은채 물을 베고 누웠고.... 목화가 된 구름송이는 물깊은데로 가서 일렁이는 파문에 제얼굴을 씻는데...
청정지대는 거기만 있는걸까?
청정지대는 강원도에만 있을까?
그리움의 청정지대- 태초의 그리움으로 사는 사람들
가슴에 누구나 간직한 조용한 풀밭은 지금 어디에 숨어 있을까?
가장 보고싶은 사람이 누구세요?
가장 가고 싶은 곳이 어디예요?
가장 부르고 싶은 이름은 누구세요?
그들을 숨겨 놓고 가끔씩 혼자 몰래 우리는 거기에 갑니다.
너도 나도 우리 모두 발거벗고 가고, 체면 없이 가고 어린애가 되어서 가고,
아무 생각 없이 가보는 길
팔푼이가 되어도 괜찮고, 내가 가장 작아질 때 가는 곳을 우린
그림움의 청정지대라 합시다.
오늘
생활의 외투를 벗고 또 속옷까지 모두 벗으십시오
그리고 님이 그리워하는 그리움의 청정지대로 가 보십시오
이름들이 그리운 이름들이 아직 선명하게 풀밭에서 춤추며 뛰 노는데...
당신의 진정한 이름 찾으십시오
님은 그리움의 자녀 입니다.
12.누군가 속삭이시네
어둠이
옷자락을 붙잡는다
그래도 가야한다
기다리는 나라를 위해
하얀 옷을
꺼내입고 산을 넘는다
오길 잘했지
일어나 환호하는 누리의 생명
빛이 새벽에 일어나지 않으면
세상은 깨지 않고 잘테지
어둠이 아주 죽어버린
창조의 아침을 걸어가 본다
누군가 속삭이시네
빛을 발하라......
13.펑펑 쏟아져라
봄내 여름내
하이얗게 흐르는
강물을 닮아라
時마다 節마다
곱게 날으는
구름 송이 닮아라
목화가 목화가
하얗고 포근한
목화 송이가
하늘에서 오면
님의 혼이라 하자
함박눈처럼 그리운
군고구마 동치미국
차가움과 따스함이
정이 되어 넘어가던
그리운 고향
할머니 산소 지금
눈이불 덮이었겠지
까치 두마리
참새들 조잘대면
소년이 되어 걷는 골목
함박눈 올랑가
구름이 뫼네
펑펑 쏟아나져라 펑펑
14. 총알
그 처럼
그렇게 빨리
살다가 죽을 수는 없을까
어느 손가락 하나에 의지하여
발사!
정신없이 돌다가
과녁하나 맞히고
쇳덩이로 돌아간
그 처럼
그렇게 빨리
살다가 죽을 수는 없을까
생각하며
돌아보니
총알
그가
나였어
15.위로
단풍이 낙엽으로
초라한 바람에 질 때
드레스를 입고
화사한 웃음으로 떠난
마음의 고향 같은 누이
잊으려
사진을 불태우는 내게
조용히 다가오는
그림자 소리
다 지나가는 것이야
나중에 돌아 보면
그게 다
운명이야
네 마음
푸르른 날의
나뭇잎을 벗고
하얀 겨울을 맞이하렴
16.가장 아름다운 사랑
견딜 수 없는
순간 순간의
고통을 참아내
영롱한 빛
아름다운 보석을 만드는
진주 조개
해오르는 동해
석양 물들어
해를 재우는
황해 바다
곰곰히 생각하고 선
바다 마을 늙은 소나무
감동의 노래를 부르기 위하여
오늘도 아픔을 참고 서 잇는
자연속의 귀한 이름들
세상 살다 이 땅을 아주 떠나며
감사할 수 있음이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라 한다
17.별을 울린 아이
새벽마다
100일동안
세상 보다 무거운
눈꺼풀을 비비고 일어나
하얀 십자가 아래
무릎 굻고
엄마의 심장병을 위해
고사리 손으로 기도한
아이가 있습니다
아버지는 엄마를 버리고
나간지 2년반
아버지를 돌려 달라고
엄마를 살려 달라고
저는 죽어도 괜잖다
매달려 우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어제
아이 엄마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엄마를 공원에 묻고
돌아온 날 밤
별들은 모두
아이를 보고
울었습니다
밤새
울었습니다
세상이 다 젖도록
슬피 울었습니다
18.참 좋은 햇살
마지막 남은 잡초 한포기까지 사랑한
예수님 같은 햇살
갈대 밭을 누비며 어루 만지고 있다
어서 미련을 버리라 하신다
곧 눈이 올텐데
잎을 털고 깨어나라 하신다
마지막 갈바람을 타고 길떠나는 철새를 보내며
예수님 같은 햇살
서쪽산 너머 어둡지 말라고 붉은 노을 밝히신다
긴 여정에 힘을 내라신다
등 뒤에서 도우시마
북풍한설 이기고 벗어나라 하신다
참 좋은 햇살이다
예수님 같은 따사로운 가을 햇살에 가슴이 데워진다
19. 출근하기 전
조용한 강을 거슬러
물산센 곶으로 나아가야 한다
하얀 햇살이 대지에 내리지만
삶은 검붉고
용암처럼 폭발할지 모를
전장의 아침 총기를 매만지는 용사
그 심정까지 다달아 있다
신이
내게 허락한 오늘
인생으로 선사한 스물네시간
얼마나 웃을 수 있고 즐거울 수 있을까
詩같은 인생을 가는
풍경화 같은 삶
낙도에 지는 노을
아름답게 사라지고픈
소망 그 소망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시계가 재촉하는 시간
가방 하나 들고
콘크리트 담벽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과연
거기에
내가 찾는 그 시어와
그림과 풍경이
있을까
......
20.사람말고는
저 하늘
그 아름에
뜨거운 불꽃 날마다 띄우고도
변치 않는 사랑으로
늘 채우시네
저 산하
그 가슴에
억겁의 초목을 날마다 키우고도
변함 없는 정으로
늘 따스하네
저 바다
그 품에
하많은 어초를 날마다 키우고도
파도를 달래며
늘 푸르네
우주 만물
진리를 지키는 이름들
사람의 가슴은 보지 않는다
썩었거나 말랐거나
더럽거나 추하거나
하늘도
바다도
어떤 땅이라도
사람 말고는
불순종하지 않는다
21.노랑꽃 창포
창포는 노랑꽃
하늘도 안닮고
산내도 안나고
노랑꽃 창포는 시집간 누이 웃음이다
노랑꽃 창포
창포꼴에 뭐하냐
벌나비 별 없어도
노랑꽃 창포는 업어 건너던 냇가에 돌다리다
노랑꽃 창포 창포 노랑꽃
하지 지난 들판에
잊으려면 피어피어
전설을 꺼내 보게 한다
왜이리 외롭지 그리웁지
학처럼 한쪽다릴 들고
먼데 님을 기다리다가 혼자 웃고 돌아서 가는
창포길엔 창포만 누구랴 살포시 웃더라
22.십자가가 될 나무에게
네게도 영혼이 있었느냐
망각하지 않은 고향이 있었느냐
그리운 어머니 잔정이 있었구나
아버지 어머니 닮은 네 모습
깡마른 땅
뿌리 박기 힘든 거리
세상의 아귀 잎새를 억압하는데
네게도 철학이 있었느냐
바람이 불어도 변함 없드냐
국센 그리움 색깔이 있었구나
푸르고 푸른 모습은
그늘을 내니
그늘마다 선한 기운 깔렸구나
네게도 신앙이 있느냐
세월이 흘러도 지치지 않느냐
오직 믿음으로 사는구나
제 이름을 지키려 나무이름 지키기 지키다가 장렬히 죽어
등걸이 되게까지 썩어 거름이 되고
사랑의 자양분이 되기까지 그리 참고 살자구나
23.유리벽 속의 여자
대전 서부 터미널 부근에 가면
무수한 술집들이 널렸다
골목에 들어서면
집집마다 유리로 만든 벽속에
짙게 립스틱을 바른 페인팅 걸들이
실물로 진열되어 있다
이들을 잠시 갖기 위해
우린 가끔 도둑질을 한다
아내 몰래
상사 몰래
친구 몰래
나 몰래
이들에게 우린
똥침을 준다
유리벽 속에 여자들은
깨질듯 깨질듯
깨지지 않는다
참 질긴 그들의 살갗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참으로
유리벽속의 여자들은
험한 세상의 우리에게
정을 주지 않는다
돈의 부나비가 될뿐
그들은 절대 가슴으로 웃는 법이 없다
그러나 모르지
어린시절 첫사랑
아담을 그리워 하며
오늘 저 유리벽 뒤에서
담배연기로 과거를 태워
진홍빛 눈물을 흘리는지
.......
24.쫓겨난 사람들에게 사죄하며 정말 미안합니다 용서해 주세요 그리고....
나무하나 풀 한폭 다 제 이름이 있고 제 자리가 있건만 당신의 이름이 퇴출이라니요. 머물러 있을 사람은 누구이고 떠날 사람은 누구인가요? 잘난사람만 모여 사는 세상이 되기 위한 몸부림인가요. 못난 사람을 골라내는 재판인가요. 오늘 저는 사람을 고르고 쫓아 냈습니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잠을 잤습니다. 저는 그리스도를 믿노라 하는 크리스챤 입니다. 예수의 사랑은 커녕 나의 안일만 생각하는 바리새인 입니다. 동료가 나가고 같이 일하던 사람들의 이름을 적어 내야 하는 이 슬픔은 누가 씌운 멍애 일까요?
정말 본의 아니게 미안해요 그러나 내 죄가 희게 되리란 생각은 아니합니다. 오직 여러분의 건강과 용기 잃지 마시고 살기를 기원할 뿐.
가족볼 면목이 없으시겠지요. 무어라 하시겠습니까? 더러워서 그만 두었다고 하세요. 이것 아니면 못사냐 더 좋은 길이 있을거라고 하세요
슬퍼 마세요. 제발 원망하시며 분을 삭이고 새 길을 여세요.
그리고 여봐란 듯이 더 훌륭해 지세요. 정말 죄송해요. 세월 지나 가드라도 잊을 길 없어요. 정말 죄송해요......
25.개심사와 반석 기도원
개심사 맞은편에 반석 기도원
반석 기도원 건너편에 개심사
아침마다 염불
나무관세음보살
새벽마다 기도
할렐루야 아멘
개심사 나무나
반석기도원 나무나
다 하늘을 이고 섰다
풀도 같이 자라고
잎도 꽃도 같이 핀다
사람만
만물의 영장이라 하면서
함께 가지 못한다
알 수 없어
나무관세음 보살
할렐루랴 아멘
26.조각
비오는 강을 건느며
생각했다
괴나리 봇짐을 지고
새재를 넘으며
도탄에 빠진 백성들의 신음소리를
생각했다
선생님
님의 유지를 받들겠다고
잘못하면
말굽아래
선한 백성이 죽어 가겠지
제 잘났다 하면
깃발아래
몰이꾼이 모이겠지
파리가 많이 모인다고
즐거워 한다면
개만 짖는다고
닭만 운다고
새벽만 온다고
한숨이 정녕
걷히겠나
잘들 하시요
이 땅에
깃발
잘 올리시오
정말
기운좀 차리게 해 주시오
27.다시는 잡초의 무성함을 탐하지 않는다
지렁이처럼 꿈틀대며 진무른 피부를 땅에 묻고 약이 될 것이라 꼬무락 거리는 네 이름에게 잡초에 대한 얘기를 하고자 한다.
밭에는 두가지 풀이 자란다. 곡식은 늘 더디나 곡식은 늘 늦으나 곡식은 늘 치이나 열매를 맺고 곳간에 들어갈 수 있다.
잡초야 수확하는 날에 뽑혀져 불에 던져 지는 것을...
그래서 난 잡초가 아닌걸 감사한다. 어찌 그걸 아느냐 물으면 골고다에 가 보았다고 말하리라. 그리고 다시는 잡초의 무성함을 탐하지 않는다고 그렇게 분명히 말해 주련다.
28.그리운 님 정주영
소 한마리로
일천두 소떼로 키워
그리운 고향에 보내기 위하여
님은 그렇게 검정 고무신을 신으셨나요
바다를 막고
산을 자르고
새 핏줄 이어진 고속도로 위에
님의 발자욱 찬연하오
그러나
그 강을 건너실 수 없었네요
나도 너도 그 강에 서면
배를 타야 하는걸
님도 아시었지요
안녕히 가세요
혼돈의 바람 부는 근심의 땅
반도의 슬픔 봄 볕처럼 타는데
고난을 지고 몸으로 달린길
잊으시구요 그리하구요
편히
쉬시구려
뒤돌아 보지 마시고
편히 가세요
님 가신 뒤 이땅에
또
진달래가 피겠네요
님의 고향
소울음을 들으며
붉게 곱게
필거예요
.....
30.청산을 떠나는 강
윤 계장님 정년퇴임 하시는 날에
靑山을 굽어서 長江으로
난세에 씨를 뿌리시고
竹처럼 곧게 물주기 삼십이년
님이 가꾸신 나무
이 땅에 재목되어 푸르른데...
山頂의 샘처럼 고운정만 남기시고
새바다 향해 가오니
애틋한 추억을 꿰어 눈물 됩니다
또 만나시지요 그래도 아쉰건
다독여 주시던 손길이 너무 깊어서지요
접을 수 없는 나래 서운한 맘
그리운 걸음 걸음 할말 다못해
작은 牌에 정성 담아
해지는 길목 영화의 갈채위에
이름적어 드리오니 평강 누리소서
31.이브의 다리
떡으로 빗은
살갗
탐스러운데
보이지 않는 바람의 아들은
그 안에서
뭔짓을 하는지
알 수 없다
빛이
떡으로 화장하고
늘씬하게 걸어가는
유혹의 봄냄
홍조 띈 미소에
이브의 교태가
스며난다
바람불어
화창한 이브의 길
긴 다리로
금단의 사과를 따
아담을 향해
살며시 눈감고
붉은 입술을 들어내던
이브의 다리는
참
길다
32.지구는 계속 돌지 않는다
지구가 늘 둥근줄만 알았습니다. 지구가 늘 도는 줄만 알았습니다. 그러나 지구는 늘 그렇게만 도는게 아니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가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처음이 있으면 끝이 있고 알파는 오메가를 향해 가고 있는걸 우리는 지나쳐 버리고 있습니다. 어느날 내 앞에 닥친 끝이라는 시간을 부여잡고 우린 애원 합니다. 조금만 나에게 기회를 달라고, 다시 한번 살 수 있는 시간을 달라고 ... 그러나 지구가 멈춰설 수 없는 것처럼, 지구가 네모 나게 변형될 수 없는 것처럼 우리의 삶도 마칠 때가 있는 것을....
오고 살고 가는 진리를 알려 주시려 필연이지만 우연처럼 내게 다가 오신 분. 사람의 죄많은 눈으로 볼 수 없지만 뉘우침과 쓰라린 참회를 불쌍히 여기시고 피 흘리신 사랑 앞에 거져 주신 님의 은혜.
지구는 둥글고 지구는 오늘도 돕니다. 그러나 때가 이르면 멈춰 선다는 사실도 기억하여야겠지요. 유한한 우리의 삶. 참으로 계속 돌지 못할 당신의 이름 앞에 여기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여는 키를 쥐신 이름을 소개합니다. Oh Jesus!!
33.굴 뚝
높이 서 있다고 뭔 樂이 그리 많을라고
허구한 날 불내나 맡고
검댕으로만 남는걸
높아야 한다고 말이야 하지만
하늘에 닿아서 저한테 좋은게
뭐여
그래도 저는 높아야 한다며
비 맞고 거만하게 서서
모가질 쭉 빼 보지만
세상타는 냄새
맡아보고 날려 보내는
속과 겉이 다른
어처구니 없는
존재여
제이름이
높아봐야
굴뚝이지
제가 뭐
하늘이 되랴
구름을 키우기야 할라고
굴뚝!
34.님이여 어서오시옵소서
바람 한 올 없는
하늘바다 거기
밝은 별 하나 띄운 뜻은
가녀린 맘속에 일렁이는
사모를 전하려 함이지요
달 지는 밤 비켜서서
초롱등 별 밝히신 뜻은
해지고 달지는
어둠속에서도
님 오심을 기다림이지요
바람도 별도 사라지는
새벽엔
님 오시는 동네 어귀에 나가
잠으로 유혹하는 따사로운
세상 등지고
손을 모으겠어요
님이여 어서 오시옵소서
35.참 나원
철학자가 죽고
그 다음에 부처님
신부님이 돌아 가시고
또 목사님이 요단강을 건너 가시고
그리고 끝으로
시인이 죽었다
돈만 먹는 환쟁이
떡만 파는 수다쟁이
밥얻어 먹고 춤추고
붉은 옷을 사려고
술을 마시는 사람
억지로 웃다가
제풀에 슬퍼지고
괜히 슬픈척하다가
마음도 없는 절을 하고
입술로 따라가고
가슴이 잘려
오수를 마시고
캑캑대는 나라
선생님이 죽고
그 다음에 교수님
아비지가 돌아가시고
의사 선생이님이 버럭 화를 내시고
마지막에
어머니가 죽고
그 다음에 아이를 삶아 먹고도
제 한일을 몰라
참 별난 세상에
시인을 살릴길을 찾아라
36.그 강에 이르러 당황하지 않을 잠에서 깨며
안개 자욱한 아침을 작은 손으로 헤치며 해가오는 동쪽을 향하여 눈물을 흘리며 달려 가본다. 아직 때가 되지 않아서일까 가도 가도 안개만이 자욱하고 한번쯤 와 본것 같은 땅인데도 어딘지는 알 수 없다. 하기야 사람이 가는 길이 내가 가는 길과 같은 길이 있으랴만. 아무도 따라오는 자도 없고 따라갈 사람도 없는 황량한 안개 벌판에서 나는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가?
힘을 내야 한단다. 안개를 달려 해를 불러야 한단다. 산을 넘어야 한단다. 강을 지나 바닷가까지 가야 한단다. 혼신의 힘을 다해 죽을 힘을 다해 달려야 한단다. 쉬지말고 뛰라 하여 죽어라 달렸건만...
안개가 걷히면 바로 태양이 솟고 태양이 솟으면 바로 열매가 맺는줄 알았다. 그러나 그런것 만은 아니라 하신다.
사람이 가는 길과 안개와 같은 삶이 아침 이슬처럼 반짝하는 우리들은 지금 어디를 가고 있는가. 그래, 안개면 어때. 바람이 불면 걷히고 해가 솟으면 또 세상이 펼쳐 지잖아. 물 흐르는 계곡 거기에 나 앉아 안개 걷히길 기다리며 손을 모은다. 안개는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걷히는 걸 말씀해 주신 그 분에게 감사하며 이제 잠을 깨야한다. 어리석음의 잠에서 깨어 호들갑 떨지 말고. 유유히 흐르는 강물은 넓고 깊을수록 말없이 흐르더니....즐거운 하루 평온의 강물에 나의 발을 담그려 잠을 깬다. 꿈은 지나고 어느덧 그 강에 이르러도 당황치 않을 나의 영혼을 위하여..
37.님의 발 앞에 서면
하나밖에 없는 생명
천하보다 귀한 영혼
설흔 세살의 생애
고달프고 괴로운 인생길
외로히 홀로 걸으셔
광야에서 우는 양무리의 눈물을
가슴달린 손으로
눈물을 뿌리셔 닦으셨네요
사랑하면 정말 사랑하면
심장이라도 주고 싶지요
그리우면 그리우면
천리길도 멀지 않지요
쏟아지는 총탄을 가슴으로 막아
사랑하는 아이를 살리고프지요
온 세상의 사는 이야기
다 들으시고 읽으시고
이처럼 이처럼 사랑해 주시니
그 발아래 굻어
손을 모으지요 너무 감격해
십자가 십자가
사람이 아버지를 찾은 길
님의 발 앞에 오늘도
머리 숙인 사랑
참 좋은 향기 입니다
38. 밤이지고 아침이 되니
사랑하는 사람들의 밤이 지나 간다
구름이 이슬을 내려
메마른 잎의 눈물을 만들데
솟아나는 샘물 뜨러 오는 저 사람
등짝에 송송 솟는 땀방울
아침이 열림을 보지 못하면
인생의 진미를 안다고 마라
눈을 부비고 우유배달을 나가는 그에게
인생을 물어 알아 보라
단잠을 자르지 않고 행복을 운운하지 마라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기까지
움직이는 사람들
그들의 말을 듣지 않고야
어찌
이땅의 참다운 내력을 얘기하랴
사랑하는 님
오늘 아침은 어찌 지나셨나요
하늘을 보셨나요
상냥한 별의 대화를 들으셨나요
아침 햇살 이전에 벌어진
그 성스러운 고백과 운행을
생각해 보셨나요
아침이 되었습니다
님의 하루가
복되시기를 기원합니다
39. 이제 돌아 가야 한다
욕심을 꺼내들고 보따리를 채우려 이리 저리 헤메다
쥐엄나무 쇠똥 개똥 세상사람 춤추는 빙판위
맛난 음식이라 먹고 보니 걸래로 도금된 덫
문둥병자가 다 된 세상
무엇이 우리를 슬픈 무대에 오르게 하는지
.....
이제
돌아가야 한다
페허되었지만
비록 쫓겨 났지만
에덴으로 돌아 가야 한다
다리
님이 놓은 다리를 건너
태초에
맑음이 희망으로 부르는
아!
이제
돌아가야 한다
40.콩비지
찌꺼기 뫄서
보글보글
끓인다
냄새
향구수
어머니 손내
싼게
아름다운거
콩비지 투가리
놓고 앉아
기도
어머니 고향에 어머니
이번주엔 꼭 갈께요
41.새는 왜 돌아오지 않았을까
노아의 방주에 살던 두마리 새
비둘기와 까마귀
아직 물이 마르지 않은 시절
두마리 새는 세상으로 날아 갔습니다
비둘기는 다시 돌아왔지만
까마귀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왜?
까마귀는
죽은 고기 썩은 고기
정신팔려
물위에 둥둥 떠다니는 썩은고기
먹느라 혼이 팔려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42.엄마가 부르던 이름을 불러봐
죽든지 말든지
금새 눈이 뒤집히는
아편쟁이들
담배,커피,술
여자,권력,돈
미움,증오,저주
천사의 옷이 점점 사라져
파는데가 없어
진품을 살 수 없단말이야
알면서 속고
몰라서 속고
속고 속이고 그래서 땅이 망가지잖아
약이 없나봐
길이 막힌 여기
발버등 치는 사람들
불안하지?
죽겠지?
뭔가 있어야겠지?
네 마음밭을 내어 놓아봐
모든걸 버려봐
날 알아달라고 조르지 마봐
조용히 어릴적 엄마가 부르던 이름을 불러봐
43. 참 좋은 비누
사는게 뭔지
지나온 날을 뒤적거린다
언제 묻은거야
알것 같은 자욱
전혀 생각지 않았던 검뎅
너무 새까맣네
깨끗하게 빨고 싶어
후회의 물에 담가본다
애원의 비누를 칠하고
사죄의 세제를 풀어 본다
부비고 두드려도
영 지워지지 않네
고민하는 내게
거저 내미는 선물하나
세상에 모든 때를 다 말갛게 한다
사랑표 구원표 예수
참 좋아라
44. 쫄짜 소곡
사냥개 닮은 감사관들이
불독이 되어 아침을 연다
빨간딱지 노랑딱지 줄줄이 끼우고
너 먹은거 있지 다알아
도둑놈 잡는데 웬말이 그리 많아
얼르고 벼르고 조지고 느꾸고
나 잘못한거 사실 없는데
졸짜요 졸병이요 돈없어 목구멍 기댄 죄로
진짜 뭐 잘못한거마냥
네네,,알겟습니다.
시정하것습니다.
달도 없는 캄캄한 밤을
오늘인지 내일인지 분간도 못하고
터벅터벅 걸어오는 밤길
구르진 않는 요란한 캐피탈 94년식
참 니도 어지간하다 갈때 됐는데 아직도 타나
쫄이 되려면 세상에 나오지도 마라
졸병은 늘 사람이 아닌기여
쫄짜가 될라카면 아주 농사나 지어
내가 여기와서 얻은 거 철학 같은거 말고 그런거
쫄은 쫄쫄 배곯고
쫄쫄 따라다니다
먹을것은 윗놈들이 다 먹고
늘 쫄배 골코 청소한단다
정말 슬퍼 가만히 생각하면 울화통 터지고
주먹에 힘을 괜히 주어 보지만
쫄주먹 누가 알아나 주나
저놈은 본래 쫄이야
오늘도 감사관 나리들 뒷통수에 대고 절을 하며
난 저기 세상에 쫄병들
그래도 살아야 하나 묻다가
꼬리를 내린다
젠장, 더러워서
45.사라진 장터의 꽁지머리
청주에서 백이십리 보은장
닷새마다 모여서 장을 서면
남다리 난간 밑에 꽁지머리 하고
제엄마 궁둥이에 붙어 다니던
속이 이쁜 열세살 소녀
언젠가 보니
청바지를 입고 걸어가는데
놀랬어
언제저리 컷디야
지금 그 생각 나서
지난주말 고향어귀에 가 봤더니
장도 안서고
꽁지머리도 없고
글쎄 거기
맥주먹고 춤추는 그런집
들어 섰더라
혹 그안에
꽁지머리 있을까..
괜한 생각
나도 이제 늙었나비여
46.J를 찾습니다
내나이 열여섯 걔나이 열네살
만화책으로 편지를 써서
손잡자고 약속하고
담넘어로 쳐다보며 웃고
풀밭에서 넘어진 우리
이담에 커서
같이 살자더니
일전에 들으니
다른남자랑 산다데
너 그 추억아니
잃어버린게지
사람을 찾아요
옛날 잃어버린
열네살 소녀 제이!
어디있니....
J.......
47.미숙이의 결혼
어머니 아버지 할머니까지
동네 아이들 강아지
민들레 솜잎 날리면 창꽃 꺽으러 가자
누룽지 손에 들고 손짓하던
우리동네 판자촌 큰언니 미숙이
5월18일 대화동 두리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전 두번이나 딸기 방울 도마도 고기 싸들고
늘 돌보던 고아원에 찾아와
눈물 흘리시더니
믿음직한 신랑을 만나 새색시가 되었다.
잘 살그레이
열심히 살아서 우리 또 만나
서울가서 살드라도
봄에 꽃피걸랑 와
난 시집간 미숙이
사랑하나봐
괜히 좋으면서 눈물 나는걸
난 미숙이의 사랑의 혼이라 하리
48.감옥
이 역한 세상에서
갖히지 않은자가 있으랴
오늘도 여쁜 얼굴로 미소를 팔고 선 저 낭자
무엇에 갖혀 저리도 웃나
비오는 날이면
빗속에 갖혀 떨어지는 소리
바람부는 언덕에
바람따라 못떠나 우는 꽃닢
나는 오늘 저 육중한 콘크리트 담안
돈이라는 죄에 팔려
하루종일 하늘한번 못보다가
간신히 빠져 나왔다.
그러나 나온 곳도 또 그방
집에도 자유가 없고
학교에도 자유가 없고
모두 구속의 수갑들 뿐
나는 오늘도 지구촌에 널린 감방을
이리저리 헤메이다
어쩔 수 없어 세우잠을 잔다
웅크린 마음을 접고 접어
49.청도 운문사에서
경상북도 청도군 깊숙한 산골에
아주 큰 절 운문사가 삼국유사 일연의 염불로
오늘도 비구니의 눈물을 닦는다
내원암 북대암 청신암 사리암
계곡을 깨끗하게 쓸며 울창한 노송의 그늘로 스며가면
동창천을 막은 운문호에 비치는 첫사랑 같은 그림자
청문동 계곡 삼계리 계곡
학소대에서 만난 그 여인의 선그라스 속에
린다김의 처절함이 스미고
아, 돌아가고 싶지 않은 세상에 어쩔 수 없어 돌아가는 나그네
석양에 허무한 광란으로 타는 네온을 내려보고 있다
또 저기로 가야하다니.....
50.당신의 사랑 한줌때문에
사람의 이름은 아담
아담을 만드신 이
그분께서 나를 점찍으시니
우리는 하늘을 바라보도다
여기
오늘 당신의 지나간 자리
사랑한줌 남아
슬픈과거를 잊고
웃을 수 있습니다
그대가
나를 점찍었으니
아무래도 내일은
기쁜것 뿐이지요
51.선유도
산에서 배를 타고 군산에서
고군산 열도 하얀미인
너를 찾아 간다
무녀도 장자도
손잡고
선유팔경 긴 모래톱
명사십리 기럭아
평사낙안
붉게 물들어 떨어지는 저 저녁 놀
어디서 볼 수 있을까
선유도
삼도귀범 무산12봉 월영단풍
장자어화 방주폭포
이름이 그리워 사랑하고픈 님
선유도에 가면
떠나기 싫어
예쁜 색시를 찾아보지만
세상에 두고온 조강지처
잊으면 안돼
활처럼 휜 명사십리
해당화 찾다 돌아서서
내집으로 가야지
52.사탄강 뱃사공
충청북도 보은군 회남면 사탄리
배로 버스를 실어 건너던 그 강
장죽발로 배를 젖던
털보아재 뱃사공
오늘보니
앞산 삼학봉에 누워
지나는 사람 다보고 있네
장강을 건너가신 아재 생각에
오늘 문득 차를 몰고 예 왔소
장죽도 없고 담배도 없고
물새 한마리 동양화폭에 점치니
나 그리웁네요 아재
곧 가지요 흰수염 내 수염
아재 곁으로 갈
곧 증거 입니다
그때 뱃노래나 들려 주시오
53.오염된 모래는 울지 않는다
새벽종이 울렸네
불도저가 지난다
우리의 삶의 터전을 갈아엎고
바다를 막고 모래를 가둔다
오랜 세월이 흐르고
사람의 혼이 섞인
저 바닷가
사람이 밟아도 울지 않는 모래
이 시대 네 내마음 같아
모래를 손으로 모아
물끄러미 바라본다
왜
안울어
.....
54.아침의 포장마차
상가집 같다
밤새 살자고 살자고
멋지게 살자고
주먹을 불끈쥐고 열변을 토하더니
가슴에 붉은 피
뜨건 사랑 다 어디로 갔나
하상도로 옆
줄선 포장마차
술취해 토하는 여인의 등을 두드리는
저 남자
아침의 포장마차
주인도 술꾼도 다
지친 인생 파장 모습이다
아침인데
왜 포장마차는
슬플까....
55.라스트 맨
이 세상 누구든
죽음의 표를 들고
간이역에 서 있지 않은이 있나
바람이 산들 불고
그 차는 언제 내앞에서 날 타라 할까
한치앞을 모르는 우린 그래서
나는 라스트 맨이 아닐까
나말고 누가 또 나일 수 있을까
마지막을 향해 질주한다는
어느 분의 이름처럼
오늘 나도 라스트맨으로
달려가고 있다
사람이 나서 죽는것은 정한것이요
죽은 다음에는 심판이...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56.을지연습
을지문덕의 전쟁인가
나도 모른다
밤을 새우며
가상의 무대위에
싸운다
뭔소릴 하는건지
알 수 없는
총소리도 들리는듯
대포소리
도망가는 사람들
고함치고 숨으려는 사람들
그 날이 도적같이 오리니
깨어 기도하라?....
을지연습 같은 세상
정신 차리자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웠으니
정신을 차리고
.....
57.쭉정이
한무더기 담아다
거름밭에 쳐 부친다
쌀도 아닌거시
벼도 아닌거시
쌀처럼 너울쓰고
바람만 불어도 날리는거시
모여서 저도 벼라 한다
잡쓰레기
하많은 세상에
그들을 본다
오염원
날마다 본다
나도
그인것 같아
돌아서
얼른
사람의 한계여!
쭉정이야
58.여우굴
우리가 원하는 굴은
여우굴이다
간교한 꼬리와
뾰족한 입
먹이를 그리워하는
죽은 냄새를 향해 다가오는
너
여우를 만나러
우린
이밤도
파란 지폐와
카드와
수표까지 들고
네게 다가가
너의 표적이 되려한다
아무도
여우굴에 갖혀보기를
원하지만
가끔
슬픈자들의 노래를 모르는 이들은
여우굴을
타락이라 한다
글쎄
......
59.겨울 새
호수를 건너
산을 넘어
북악의 터 지나
햇살 한줌
내려 앉은 절터
탑을 도는 비구니 날개가 되고파
얼음 어는
금강을 그리워하다
압록강을 건너 왔겠지
하늘재
소나무 아래 날아온
겨울새야
이름도 사랑도
고향에 두고온 미련
그냥 잊고 지내다 가렴
60.하얀 눈 꽃이 되어 피겠지
찾아올 이도 없는데
헛 까치가 우니
괜시리 하늘이 내려오네
나무도 잎을 다 떨고
침묵하는 산야
홀로가는 산노루
눈이 올랑가
함박눈이 오면
그래 얼굴이야 못봐도
추억이 그리움이 되어
꽃이 피겠지
하얀 눈 꽃이 되어 피겠지
61.그리운 눈망울
눈망울 바다속에
어른거린다 미소띈 네가
그리워 이슬이 내린 날은
어디 사는냐 물어 본다
하늘에게
호수가 살던 눈
구름이 머물던 눈
바람을 재우던 눈
넌
어떻게 기억나니 나의 눈
그리움이 햇살속에 묻어 나
하늘로 오르는 계절엔
더 진하게 젖는데
고운 눈
바라보고 서 있고 싶어
정말 그립다 네 고운 눈망울
62.예식장에서 생각하며
보지 못했습니다
잡아 보지도 못했습니다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있는건 확실하구요
그래서 우린
그것이 가장 귀하다 합니다
가난 할 때 배고플 때
눈물 날 때 그리울 때
살며시 다가와 어루 만져주는
그 고마운 것 때문에
힘을 내곤 하지요
오늘도 예식장 다녀 왔습니다
사람들은 신랑이
신부보다 못하다 하지요
그러나 알 수 없어요
신랑의 그 것이 신부보다 더
큰 보물인지
박수속에 묻흰 한쌍을 보며
그 보이지 않는 걸 생각하는데
주례 선생님 말씀
마음, 인생은 마음에 달렸어요
서로 사랑하는 마음 변치 마세요
63.또 찾아온 가을에
시간이 있으면 동산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고
동산에 서면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 하며 살았다
가슴 하나 채우려 무수한 시간을 들여 봤지만
얻은 것은 무엇인가
웃는 이는 울던날을 생각하고 기뻐한다
우는 이는 웃던날을 그리며 슬퍼한다
해답 없는 길
길에게 물어 본다 지나온 날들에 대하여
어디로 가야 진짜 잘 갈 수 있나?
어찌 살아야 정말 잘 사는 건가....
어느날 찬바람 부는 벌판에 홀로 서게 될 때
갈팡질팡하며 아쉬워하지 말아야 할텐데
가을이 하나 더 지나가는 길목에서
강 건너편에 대해서 생각하노라면 내 이름도 잊어버릴것 같다
64.입술을 통해 오대요
봄은 아지랭이를 타고
여름은 시원한 소낙비 그친 들에 무지개 위로
가을은 빨간 고추 잠자리 눈알 속에서 익어 오는가
겨울은 코끝에 닿는 차거운 바람으로
세월의 네토막 계절이 날마다 가고 또 오는데
우리의 행복은 어디로 오나
하늘 사다리
꿈 많은 사람
비둘기 나는 창공
불타는 성화
그곳으로 오나
.....
수도물은 수도관을 타고 오고
전기는 전선을 타고
들어와 어둠을 밝히는데
우리의 축복이 오는 길은 어디인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
감사해요
사랑해요
고마워요
정말 그립습니다
잘하셨네요
살것 같습니다
좋아보이네요
보고 싶었습니다
인상이 좋으시군요
소식 기다렸습니다
역시 님이 최고에요
손이 참 고우시군요
그 옷 잘 어울리네요
님과 악수하면 힘이 솟아요
분위기가 좋군요
좋은 음악이예요
건강해 보이시네요
이 정도면 넉넉합니다
참 아름답지요
말씀 감사합니다
.........
말씀을 타고 행복이
님의 고운 입술을 통해 축복이
오대요
65.빌어먹을 넘들
다
어떤넘이든
나서는 넘들은
다 그러대
국민은 하늘이라나
국민의 뜻을 따라
죽으라면 죽는대
그런데
가만히 보면
국민의 뜻이 다
제 뜻이여
국민은 안중에도 없어
국민은 제놈들이 만든
허수아비여
물고는 다 제논으로 타 놓고
시치미를 뚝따
국민들은 지금
숨한번 못쉬잖아
가슴한번 못 열잖아
죽지 못해 살면서
깡소주에 간이 파랗게 물들어
눈이 뒤집혔어
다 적자가 났대
요금을 올려야 한대
세금을 더 내야 한대
사용료 가지고는 턱도 없대
계속 올리고 올려야 한대
그런데
적자난 넘들이 그렇게 잘먹고
잘살아
수북히 쌓아 놓고
놀러 다녀
곰발바닥 비아그라
굼벵이 똥에
누에가루
광풍에 춤을 춰
아직
그래도
나쁜넘 보다는 착한 분들이 더 많아
그 가시들 땜에
괴로워들 하지만
그래도 위로 받네요
왜
이러나 저러나 누구든
그 강에 이르거든요
옷입고 건너지 못하는 강
외제차로도 못가고
돈주고도 못 건너네
그 강을 건널때는
모두 고백해야 되네
오직 하나
그걸 아시는지요
알듯 모를듯 하지만
그 강을 지키는 분은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아요
나서도 안되고 국민의 뜻이라
우겨도 안되요
숨기지도 불리지도 못하는 강
다 드러나는 강
마음 먹은거까지
눈이 지은 죄까지
고백하여 건너는 강
빌어 먹을 넘들
부러워도 하지요 때로는
그러나
어찌 기린이
왜가리처럼 진탕속에
우렁을 먹겠어요
그냥 지금처럼 그렇게
가난하게 깨끗하게 살기로
마음을 굳히시구요
국민을 팔아
제 몸을 불리는 넘들
절대
따라가지 맙시다
얼마나 죽겠으면
이럴라구요
66.누가 등수를 매기랴
높은 산이 거기 있어 이 땅이 풍성하다 할까
깊은 강이 그로 흘러 메마름이 해갈 된다 할까
지식이 높아 세상을 구해낼 수 있을까
남보다 성숙하다 하는 이들은 대개
자기 중심적이고 독선적이게 마련이다
그들의 잘남을 말미암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고 되돌아 서 침묵하는가
나무는
동산에 오르는 태양을 밤새 기다리며
거리 거리 마다 진주 같은 이슬을 달고
먼동으로 오는 새벽을 음미하건만
작은 샘의 존재를 져버린 사람들 모여
이건 일등 이등 삼등
번외 무가치라 등수를 매긴다
그래
양과 늑대는 결코 친구가 될 수 없기를
죄와 은혜가 함께 동침하지 못하고
죄 가운데 첨벙대 허풍의 바다를 결코
그리워 하지 않기를 위하여
비둘기 한마리 내 마음에 꺼내
날려 본다
누가 등수를 매기랴
....
인생을
67.그 강에 이르러 당황하지 않을 잠에서 깨며
안개 자욱한 아침을 작은 손으로 헤치며 해가오는 동쪽을 향하여 눈물을 흘리며 달려 가본다. 아직 때가 되지 않아서일까 가도 가도 안개만이 자욱하고 한번쯤 와 본것 같은 땅인데도 어딘지는 알 수 없다. 하기야 사람이 가는 길이 내가 가는 길과 같은 길이 있으랴만. 아무도 따라오는 자도 없고 따라갈 사람도 없는 황량한 안개 벌판에서 나는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가?
힘을 내야 한단다. 안개를 달려 해를 불러야 한단다. 산을 넘어야 한단다. 강을 지나 바닷가까지 가야 한단다. 혼신의 힘을 다해 죽을 힘을 다해 달려야 한단다. 쉬지말고 뛰라 하여 죽어라 달렸건만...
안개가 걷히면 바로 태양이 솟고 태양이 솟으면 바로 열매가 맺는줄 알았다. 그러나 그런것 만은 아니라 하신다.
사람이 가는 길과 안개와 같은 삶이 아침 이슬처럼 반짝하는 우리들은 지금 어디를 가고 있는가. 그래, 안개면 어때. 바람이 불면 걷히고 해가 솟으면 또 세상이 펼쳐 지잖아. 물 흐르는 계곡 거기에 나 앉아 안개 걷히길 기다리며 손을 모은다. 안개는 가만히 있
어도 저절로 걷히는 걸 말씀해 주신 그 분에게 감사하며 이제 잠을 깨야한다. 어리석음의 잠에서 깨어 호들갑 떨지 말고. 유유히 흐르는 강물은 넓고 깊을수록 말없이 흐르더니....즐거운 하루 평온의 강물에 나의 발을 담그려 잠을 깬다. 꿈은 지나고 어느덧 그 강에 이르러도 당황치 않을 나의 영혼을 위하여..
68.꽃다운 나이에
열일곱살 아름다운 별
반짝반짝 빛나는 하늘
이제 피어날 봉오리처럼
이름이곧 붙여질 별
그 아름다운 나이에
왜 너는
차 배달을 해야 하는지
난 알 수 없다
아버지가 아니 계시더냐
공부를 좀 더 했으면 좋으련만
어머니가 나갔더냐
고운옷을 입을 나이에
할머니라도 계셨더면 좋았을 것을
할아버지야 이미 돌아 가셨으니
꽃다운 나이에
차 배달을 가는 너를 보면
가슴이 아파
그래도 굳건히 살아라
그리고 정말 널 사랑하는
하늘의 아들을 만나다오
꽃다운 나이에
차를 배달하는 너를 보며
난 기도할께
....
69.중언부언
떠오를 때가 있으면 질때가 있다.
때를 알아야지
지는 때에는 잠잠해야 한다
떠오를 때라면
활짝 웃어야지 지는 해처럼 잔잔하지 말고
신선한 손을 흔들어야 한다
님은 지금
떠오르는가 아니면 지고 있는가?
마음에서 말하기를
작은 불이 어떻게 그 많은 나무를 살랐는가
어머니 묻히신 산을 넘어가면
풀먹인 하얀카라에 교복을 입은 아씨와
남청색 교복을 입은 도련님이 걸어 가던 강 둑
정이든 징검다리 홀로 외로운 물레방아 쌀껍데기 벗기는 소리
하늘이 정말 시원하십니까?
마음이 가난해 지셨습니까?
500년에 태어나 마을의 흥망을 지킨 느티나무
역사를 잎새에 묻고
뒷산 포복솔 아래 산토끼 새끼 낳는걸 아시는듯
바람이 부는대로 손을 흔들더이다
오늘
콘크리트에 갖히신 여러분!
손을 씻어 보십시오
그리고 그리움을 그리웁다 말하시고
작은 목소리로 나의 마음이 살고 잇는 뜰에
정겨운 마음의 나무를 심으시고
이름하나 붙여 주십시오 당신의 이름에 사랑나무라는 ID를 붙여
빈 셀
오늘이 저어기서 옵니다
사랑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70.상처를 안고 크는 나무
나이테마다 상채기 자욱
아픈 기억들로 새겨진 세월을 이기고 선
질긴 나무
아침마다 타오르는 태양아래
아픈 상처를 제 손으로 감싸고
남에게 보이지 않으려
두터운 껍데기를 만드느라 그리 슬피
울던 나무
이제 너도 늙었구나
그리도 충천하던 힘
천둥 번개 비바람에 꿈쩍 않더니
세월이 준 진리 앞에
초라한 모습으로 돌아 가누나
행여 그러하더라도
슬퍼 마라
그 날에 날던 비둘기도
이제는 날지 않찮냐
천수를 다하기까지
네 이름 고고히 지켜
정말 훗날에 등걸로 남을지라도
절대 고상을 잃지 마라
상처를 이기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늘 새로운 나무
아름다운 추억이 되거라
71.치마를 안입는 여자
아직 그녀의 다리를 본적이 없다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늘씬하고
미소도 곱고 걸음걸이도 멋진데
왜
치마는 안입는 걸까
물어볼 수도 없고
궁굼해서 빙빙
안녕하세요 빙빙
그 총각 그렇게 고민하다가
곰곰히 신중히 어렵게
생각하다가 어느날
용기를 내서 물어 봤다는거여
"저.. 치마를 왜 안입으시죠?"
그로부터 일년뒤
둘은 결혼 했어요
왠지는 잘 모르지만
.....
72.바우어새
성질 고약한 새
아름다운 장식품을 만드는 새
나뭇가지와 잎새와 열매
형형색색 집을 짓고
과일즙을 짜서 페인팅하고
암컷을 유혹하는
멋쟁이 새
그러나
하룻밤만 자고나면
폭군으로 돌변
암컷을 부리로 계속 쪼아대며
폭력을 행사한다
새끼도 돌보지 않고
모두 암컷에게 맡기고
또다른 짝을 찾아 유혹의 집을 짓는
어리석어 외로운 새
이런 새
닮은 남자 있지요
기억하세요
당신의 종착역에는
허무와 후회의 녹슨 열차가
기다리고 있음을
아내의 눈물방울과
한숨소리를 들으시는
님은
그 수를 세고 있습니다.
73.Basketball cort에서
1.덩크 타임
하늘을 날아 보았느냐 구름으로
구름을 밟아 보았느냐 독수리로
백두산 영봉의 호랑이로
앞발을 들고 표효해 보았느냐
팔자 같은 동그란 링에
열기를 꽂아 보았느냐?
키가 작아
몸이 무거워
안되시나요
덩크 타임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
???
2.코트로 가니
토종도 있다
춤추는 예술도 있다
땀까지 검은 그들을 우린
용병이라 한다
야망의 눈빛으로 타는
코트에 서면
교활한 여우와
표범을 본다
반반으로 갈라진
사각 줄
춤추는 그들의 유희를
우리는
바스켓의 향연이라 한다
도약하는
님들은
우리의 가슴을 씻어준다
먹이를 가로채는
독수리
돌진하는 솔개의 섬세함
다섯명의 네트워킹
공중 줄로 잇는 거미의
예술이다
둥그런 붓으로 그리는
작품이다
우리가
코트에 가는 것은
세상에서 볼 수 없는
땀과
용기와
알 수 없는 둥그런 공
그의 예술이 날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3. 뛰는 님 화이팅!
키 작은 님!
작다고 포기해?
작은 고추가 맵고
용병보다 더 탐나는
님이십니다
지금 혹
낙심하십니까?
일어나 다시!
한번 빼앗겼다고
한번 빗나갓다고
괜찮습니다
당신의 키가 작아
님의 팔이 닿지 않아
...
그래도 뛰는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뒤는 당신의 땀방울에
갈채를 보냅니다
뛰는 님 화이팅!
4.드리블
상대를 봐야한다
링은 어디 있나
어느쪽으로 돌아야 하는지
발이 가는 방향과
손 움직임의 조화
눈빛으로 말해야 한다
맘대로 되지 않는다
뜻대로 넣어지지 않는다
호시탐탐 노리는 저는
가로막는 저 몸은
내 공을 빼앗으려는
적이다
드리블
농구장에서만 있으랴
하루하루
내가 가는 길
드리블이 아니랴
잘 치자 잘 몰자
5. 패스
주고 받기
달리며 주고
주며 달리나니
둥그런 공 속에
눈빛이 스며 있고
말이 젖어 있다
링으로 가는 목표가
한가지 인데
피해서 가야 한다
너와 내가 맞추어
손이 발이
같이 움직여야 한다
받아라
이쪽으로
뒤돌림 패스
받아서 던지나니
삼점 슛
환희의 순간이로다
패스
인생도 농구처럼
농구도 인생을 보듯
그리 보며
오늘도 잘
주고 또 받자
패스!
참 아름다운 그리움이여!
6.야 , 덩크 보러 가자
날개를 잃어버리면
자유가 없다
진리의 날개를 잃은 젊음들이
날아가려 모여드는
체육관
세상사를 압축해 놓은
바스켓볼
선수라는 이름으로 나를 대신한
그들의 손에 들려
천술로 날은다 기묘하게
공따라
눈빛따라
다섯명의 이름이
주고 받고
헐떡이며 달릴때 우린
날아서 날아
동그란 링에 아 소원처럼
꽂히면
순간이 환호한다
참 진리처럼
덩크가 그리운
계절에는
눈올때 생각나는 친구에게
헨드폰을 친다
야, 덩크 보러 가자
7.그들은 거기 있네
왜
그들은 있는 힘을 다해
환호하며
악을 쓰며
소리를 지르는 걸까?
치어리더의 춤이
현란해서요? 아니지요
제 이름 같은 링
빨려드는 바스켓
그 기묘한 손짓 때문이지요
마음이 공따라 가오
가슴이 날아 가오
세상 짐을 내려 놓소 무거운 짐
시원한 바람
빈들에 마른 풀이소생하네요
사람들은 관중이 됩니다 이럴때
세상에 믿던 사람이
마약을 먹고 수갑을 찰 때
망각을 위하여 그들은
그 슛을 보러 갑니다
아!
후련하다!
덩크 덩크 덩크 타임!
덩크!
슛 골인!
8. 꿈꾸는 공
휫슬이 울리면
네모난 코트로 나아가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부른다
환호하는 관중
현란한 불빛속에서
날으는 둥근 마술사
네 이름은
꿈꾸는 공
너를 보러온
수많은 열광의 손바닥
날아서 돌아서
링을 뚫고
붉은 전광판으로
나오거라 가슴 내밀어
네 이름은
꿈꾸는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