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고무신 임 그리며 가지런히 놓여진 하얀 고무신 한 켤레 달 빛 부서져 내려앉은 문지방 앞 골 진 작은 댓돌에 앉아 구멍 난 문풍지 밤새 바람에 훌쩍거리며 우는 소리에 서럽게 너도 따라 울더라. 첫 닭이 우는 소리에 행여나 오실까 싸리문 열어두고 한들거리며 타 드는 호롱불 잠재우고 깜박 졸음에 끄덕끄덕 군불 속 뚝배기가 넘칠 때면 정지간 부지깽이도 춤을 추고 허옇게 밀려오는 새벽 뒷간 굴뚝 속에서 피어난 연기가 옅은 어둠 안에서 기침을 할 적 재 너머 고갯길로 그리움이 밀려오려나 까치도 울어대고 싸리문 방울도 딸랑딸랑 댓돌 위 하얀 고무신 오늘도 그렇게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