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어국 사랑>
얼마나 한이 맺힌 매질을 해댔던지
시퍼런 피부와 갈갈이 흩어진 살점들
베란다 한 귀퉁이가 깨어져 나갔다
시부모에 대한미움도
남편에 대한 미움도 아닌
자신의 못남에 대한 화풀이 이었는지 모른다
북어 한 마리 두들겨 펴보니
남은 건 반 마리 살점도 안되었다
어디로 튀어 달아났는지
살점들을 찾기 어려웠다
그래도 술에 골아 떨어진 남편뱃속을 생각하며
남편 뱃속에 걸린 6식구의 삶을 생각하며 아침을 차린다
참기름 양념한 것에 소고기 다져 넣고
함께 10분간 볶다가
북어국물에 넣고 끓이며
국 속에 끓고 있는 북어를 생각한다
나보다 오죽 못나서
그렇게 두들겨 맞고도
남은 육신마저 속 풀이에 쓰이지 않는가
밤새 어느 년의 품속에서 놀다가
정신 없이 북처럼 커다란 엉덩이를 내놓고 자는 남편
북을 두둥둥 울리고픈 욕망에 또 한번 쳐다본 엉덩이
그러나 엉덩이는 엉덩이지 북일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