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 개 - 몸이 아프다. 마음도 아프다. 머리털 다 바람에 날아가 버리고 입안 가득 고인 붉은 피! 내 흰 손 가득히 뿌려졌다. 가슴에서 아니 위에선 더이상 삵의 연장을 받아 들이지 않는다. 내게 오는 건 속살같이 투영한 소금물. 수시로 투여되는 신경마비제들... 밤이면 이별을 놓지 않으려 했다. 아침이면 밝은 해를 볼수있어 안도했다. 낮이면 거듭되는 고통에 몸부림 쳐야 했고... 사방으로 들이치는 햇살! 온 몸으로 다 받아도 모자랄 것 같은 이 세상! 거리거리 인파로 물결을 이루고 명동성당앞... 고뇌로 얼룰진 얼굴들 마저 나는 행복이라 단정 지었다. 나는... 그렇게라도 삶의 끈을 놓고 싶지 않았기에... 기계에 몸을 의지하고 세상밖으로 나왔다. 단내... 세상의 공기는 달콤한 단내가 있었다. 내 작은 어깨위로 무엇인가 날아 들었다. 아...비둘기! 니가 내게 생명을 주려는 가... 나는 어느새 겨드랑이 사이로 돋아나는 날개를 보았다. 저 새처럼 날아올라 저 바다를 휠휠 날아 가리라... ...92/10 바람이 부는 가을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