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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73

어버이 날에..


BY wynyungsoo 2002-05-07

어버이 날에..

어버이 날에..

어버이 날에..


어버이 날에..

♡ 어버이날을 날에..♡

 

엄마
 
그 악어 백이 지금까지도
 
포장한 상태 그대로 있어요
 
엄마가 병석에 계실 때
 
엄마를 기쁘게 해 드리려고
 
막내딸은
 
엄마 취향에 맞는 핸드백을 골라놓았다가
 
생신 선물로 드리려고 악어 핸드백을
 
사 가지고 들어왔을 때 

울 엄마는 이미 제 곁을 떠나신 뒤였었지요.

 

엄마
 
목단꽃 무늬 구슬 백도 지금까지도
 
제가 간직하고 있으면서
 
엄마가 보고싶고 엄마의 체온이 그리울 때
 
백 입을 열고 손을 넣어보면
 
엄마의 젖무덤의 체온이 느껴지는 듯해서
 
엄마 생신 날에나 기일의 날에는
 
구술 백과 악어 백을 꺼내보며
 
대화를 나누기도하며 자상하시고 고우셨던
 
울 엄마의 이미지를 막내딸은 그려보곤 했었지요.

 

엄마
 
엄마는 늘 막내딸이 안쓰러워서
 
막내딸이 해산을 할 때엔 당신 손으로
 
꼭 산 관을 하셔야 된다고 하시며
 
기다리며 안타까워하시다가
 
엄마가 손수 누벼서 지은 외손녀 배내옷을
 
품에 안으신 채 외손녀 배네 짓도
 
못 보시고 떠나시면서 만삭이 된
 
막내딸의 풍선 만한 배에 손을 얹으신 채 

이별의 눈물을 주르르 보이시고
 
울 엄마는 저 세상으로 홀 홀 히 떠나셨지요.

 

엄마
 
당신이 사랑하는
 
이 막내딸은 엄마하고 함께 살고 있어요
 
우리 집 주방에는 엄마가 손수 누벼서 만드신
 
오색조각 보를 냉장고 덮개로 사용하고 있으니
 
무지개 색인 팔각형의 상보도 있으니
 
주방엘 들어가도 엄마의 체온이 느껴지고
 
안방 장롱에는 엄마의 유품인 한복과 장신구들이 있으니
 
내실엘 들어가도 엄마의 체취가 느껴지고
 
우리 집에는 엄마의 흔적들이 인자하게 웃고 계시지요.

 

엄마
 
건넌방에는 엄마가 평생 쓰시던
 
다듬이 돌과 박달나무 방망이도 한 쌍이 있고
 
그 방엘 들어가면 다듬이소리가 환청으로
 
엄마의 낭랑하신 음성으로 다가오는 듯해
 
매년 봄가을이면 이불빨래를 정갈하게 해서
 
풀을 빳빳하게 먹인 이불 홑청과 욧잇을
 
차곡차곡 개어 조각 보에 돌돌 말아
 
발로 자근자근 꼭꼭 발로 밟아서
 
다듬이질을 하면 방망이의 경쾌한 소리가

울 엄마와 막내딸의 정담으로 들렸었지요.

 

엄마
 
엄마의 유품들에는
 
주방에는 조각 보와 오색팔각 상보
 
안방 장롱에는 모시한복과 장신구도
 
발이 따뜻해야 단잠을 잔다는 막내딸을 위해
 
손수 일구신 목화 솜을 두둑하게 놓아서
 
큼직하게 만드신
 
광목솜버선도 두 켤레나 아직도 남아 있는데
 
사랑하는 울 엄마! 보고싶은 내 엄마!
 
내일이 어버이날이 라네요
 
엄마의 체온과 체취가 듬뿍 담긴 솜버선을 신고
 
비몽사몽 그리운
 
내 부모님과 함께 꿈나라로 여행가고 파
 

막내 딸 올림


어버이 날에..

어버이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