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두렁 밭두렁에 콩을 심었습니다. 노는 땅이 있으면 호박을 심고 콩을 몇포기씩 심었드랬는데... 커다랗고 무성한 잎사귀에 가려 콩꽃은 언제 피고 언제 지는지 몰랐었습니다. 한여름에 엄지 손가락만한 열매가 달리고 논두렁 길을 걸을때마다 밭두렁 길을 지나갈때마다 다리에 걸리적 거렸던 기억이 전부인 콩나무,,,콩포기들... 연보라색 콩꽃. 자잘하게 수줍은 듯 피어나는 꽃. 고향산골에 피어나는 꽃들은 산골 마을을 닮아 조용합니다. 남모르게 작게 피고 소리나지 않게 열매를 맺어 농부님들 곳간을 채워줍니다. 아무렇게나 심고 돌봐주지 않아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던 콩... 내 아이들도 잔손길 없이 잘도 자라주고 있습니다. 검정콩은 검은콩대로 노란콩은 노란콩대로 각각의 쓰임이 다르듯 아이들도 잘 자라서 자신의 생김새대로 쓰여지길 바랍니다. 콩이면 어떻고 팥이면 어떻고 감자면 어떻고 고구마면 어떠리... 기름진 하얀 이밥이 아니면 어떠리... 잡곡이라도 괄시하지 않는 세상살인 걸. 콩꽃이 산골마을을 닮아 조용하게 피었습니다. 내 아이들도 외손길로 자라 말수가 적습니다. 그래도 꽃이고 그래도 내 아이들인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