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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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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일상(4)


BY 산아 2002-04-12

....... 20개월된 남자아이를 보면서 .......

책장의 책을 전부 이탈시키고
그 중에서 한권의 책만 보는
널 보면서 엄만
하나부터 열까지 숫자를 센다.

의자를 도구삼아
온집안의 높은 곳을 모두 정복해 버린
널 보면서 엄만
자꾸만 더 높이 더 높이
키를 키운다.

좌변기 안의 물로 세수를 하고
네눈에 물로 보이는 모든 것들을
첨벙대며 하루에도 몇번씩 옷을 망치는 널 보며
엄만 악∼소리를 삼키며
다섯번 천천히 심호흡을 한다.

오후햇살에 끌려
베란다에 나가 짹짹아∼ 짹짹아∼
불러대며 눈에 보이는 모든 것에
이름을 붙여버린 널 보면서
엄만 너에게 해줄말을 고른다.

봄햇살이 따뜻하게 퍼지는 오후가 되면
엄만 너와 함께 산책을 나간다.
집밖의 세상은 너에게 배움터다..
끝이 날카로운 나무를 만지고
아픔을 알고
꽃을 보고 자연스레 얼굴이 펴지고
빵빵대는 차를 보면 위험을 느끼고
너보다 먼저 세상을 배워버린 엄만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기에
그저 옆에서 지켜본다.

어둠이 내리고
너의 눈꺼풀도 내리면
엄만 세상에서 제일 얌전한
아이의 얼굴이 이 얼굴이구나!
하며 안도의 한숨을 쉰다.

아! 오늘 하루도
엄만 도를 닦았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