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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변증


BY P 2002-02-18

제발 꿈이라고 말해주게. 그게
꿈이라고, 절대 이루어지지 않을 꿈이라고
무의미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말해주게 그게 살아가는 게 아니라고

저녁나절
수은등에 불이 켜지고, 쇼윈도우가 형광등으로
환해질때
처진 어깨로
구두 앞 굽에 내려앉은 먼지가
굳어서, 제법 그럴듯하게 허름해 보일때면
자넨 살아가는게 무언지 조금 알게 될 걸세

오만하다고,
웃기지 말게
자네의 좁은 손바닥과
그 작은 몸짓으로
무얼 할 수 있겠나.

꿈틀거리는 주저속에서
시작되는 패배감
환상 속에만 존재하는 용기..
다짐이 용기가 아님을
경험하고 또 경험하면서

그렇다고 울지말게
세상살이가 맘대로 되지 않는다고
그게 사실인 걸.
우울해지고 침울해 지더라도
제발 울지는 말게

실존의 상실은
생각의 연소요
용기의 무덤인게
실존의 회복은
너절한 사색의 단편을 모은 것이요,
은근한 무례의 지속이라네

끝없이 고뇌하고
끝없이 패배하고
가난을 즐기게
살아가게
그게 제일 중요할테니
살아본 후 다시 얘기해보세
우리에겐 단지
살아볼 자격 외에는, 살아갈 자격외에는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 말이네
애초에 자신이 없으면
보따리 싸게

여보게 이젠
내 눈을 들여다 보게
하얀 백태가 눈동자 주위를
둘러 있는게 보이나
그게 인생이라 할까?
화려하게 보이는 것에도
투명할 것 같아 보여도
이런
백태가 끼어있네 그려...

젖을 파는 아줌마가 졸고 있네
하얀 비닐 주머니위에 나물을 쌓아놓고
크고 두꺼운 성경책에 빠져있는
투박한 손거죽이 부럽네

행복은 가난의 티끌
낡은 신발, 헌 옷, 버스 그리고 산책

여보게,
언뜻 좋지 않은가?
그게 전분 아니라고?
낸들 알겠나. 나머지를...

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