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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벗나무를 묻지마라**신춘문예 詩 당선작 (한국일보) 저자; 임 경 림


BY 부 초 2002-01-04

늙은 산벗나무가 온 산을 먹여 살리고 있었다 가부좌 틀고 앉은
벙어리 부처를 먹이고, 벌떼 같은 하늘과 구름을 먹이고, 떼쟁이
햇살과 바람과 새를 먹이고, 수시로 엿듣는 여우비를 먹이고,
툇마루에 눌러않은 한 톨의 과거와 할미보살을 먹이고, 두리번두리번
못 다 익은 열매들의 슬픔을 먹이고, 애벌래의 낮잠끝에 서성이는
노랑나비를 먹이고, 먹이고...먹이고,

흘러 넘친 단물이 절 밖을 풀어먹이고 있었다. ??무덤 열어젖힌
산벗나무, 무덤속에 든 어미가 무덤 밖에 서 있다 퉁퉁퉁 불어터진
시간이 아가아가 아가를 숨가쁘게 불러댄다

산벗나무를 뭇지마라

코닫고 눈 닫고 귀 걸어 잠그고

문둥이 속으로 들어간 절 한채

어두워지고 있으리라

저자, 임 경 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