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할래?
흰머리 하나 뽑는데 백원씩.
따사로운 볕이 좋은 오후.
엄마는 고단한 머리를 내 무릎 위에 맡기신다.
듬성듬성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되고
그 때까지 함께 하리라던 사람은
검은 머리 반지르르하던 젊은 날 이미 돌아서가고
그래도 흐르지 못한 여린 마음만
하얗게 바래져 꽃으로 피었다.
돈 많이 벌어 좋지?
하나도 안 좋아요. 마음만 아픈 걸...
엉겅퀴로 꼬여 든 머리가 눈물에 가려 자작인다.
그래도 난 양반이여
누구는 물들인 놈 밑으로 뭔 구경난 것 마냥 하-이얗게 올라오는데
딱 죽었음싶더란다.
세월이 저 혼자 흐르기 힘들어
가며 쉬며
망각의 물을 마신 것일까.
그렇다면 난 심장으로 마셔 버리자
내 몸을 흐르는 거짓의 씨앗,기억...
하얗게 말리고 비로소
오래 산 사람에게 씌워 주는 면류관같은 것으로 위로 삼을 나이에
나는 고단한 머리를
내 딸의 무릎 위에 맡긴다.
살면서 너무 많은 그리움이 사그러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