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뼈속까지 시리게 하고
몇일째 나는 쿨룩거리며
감기를 앓아요
회사 공고문에는
종무식 날자와
신정연휴 전날 쉰다는 내용의
공고문이 붙었어요
아이들도 몇일을 콜록거리며
코가 막혀 애쓰더니
지금은 다 나았네요
아이들은 크리스마스와
첫눈을
설레이며 기다리고
친정 어머니는
제 기침감기를 걱정하시며
얼린 꽈리와
무언가를 푸욱 끓인
뜨거운 국물을 한컵 주시고는
안스러운 표정으로
뒤돌아 나가셨습니다
몸이 아프니
덩달아 마음도 아픕니다
나이가 드는지
환절기마다 감기가 걸리고
크리스마스가 다가 왔음에도
새해가 눈앞에 서 있음에도
별반 감흥이 없습니다
나는 아마도
인생의 절반의 고개를 넘어가는
환절기병을 앓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