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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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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초 겨울은


BY kjs5720 2001-12-17

눈발이 내리고 있었다
오월의 신부 처럼
백색의 드레스를 입고
차가운 유혹을 지닌 집시의 눈매로
사람들의 가슴속 까지 내렸다.

설익은 뜰은 은행잎으로
노랗게 물들어 가고 있는데
우리들의 처소를 기웃거리다
허공이 되어 버린 시린 바람

인연의 화촉이 타기도전에
떠나야하는 이름들은 서툰 발걸음질에
여운을 남기며
가을의 기도를 연주한다

더 이상은 욕심을 부리지 않으려
태초의 모습으로 서는 늠름함이
뱀처럼 허물을 벗는다

겉옷을 껴 입는것 보다는
마음속에 묻어둔 불씨를 파헤쳐
피워 올리자며
나팔꽃 처럼 웃는 나의 이웃들

빈 하늘 부둥켜 안고 담쟁이 넝쿨 처럼 어우려져야할
우리들의 거리인가 보다

이렇게
눈발이 내리는 날에는
시린 바람도 나누어 마시며
장단 없이도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며
하회탈처럼 웃는 내 가난한 이웃들과
민들레 씨앗을 부풀려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