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내 뜰을 떠난지 이미 오래다.
빈 나무줄기만 남기고 갔다.
무심한 사람...
체크무늬 지갑도
약속의 반지도 버렸다.
그 사람을 보낸지 오래다.
안녕이란 말도 미련으로 보여
인사도 하지 않았다.
겨울이 뜰을 하나씩 비웠다.
나도 그 사람을 비우기 시작했다.
긴 나무줄기만 껑충하게 서 있다.
가느다란 손가락엔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
겨울엔 풀꽃이 피지 않는다.
그 사람이 없는 선물은 시든 꽃잎이다.
영원하자며 받았던 약속의 반지.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맙다고 했는데...
급하게 다가왔던 사랑.
뜻모를 이별로 마무리를 했다.
뜰은 말이 없다.
떠난 사람도 할말이 없다.
나도 이만 간다.
약속도 영원도 모두 버렸다.
겨울이란 냉정하다.
사랑이 그렇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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