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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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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렸다


BY 개망초꽃 2001-12-17



그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내 뜰을 떠난지 이미 오래다. 빈 나무줄기만 남기고 갔다. 무심한 사람... 체크무늬 지갑도 약속의 반지도 버렸다. 그 사람을 보낸지 오래다. 안녕이란 말도 미련으로 보여 인사도 하지 않았다. 겨울이 뜰을 하나씩 비웠다. 나도 그 사람을 비우기 시작했다. 긴 나무줄기만 껑충하게 서 있다. 가느다란 손가락엔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 겨울엔 풀꽃이 피지 않는다. 그 사람이 없는 선물은 시든 꽃잎이다. 영원하자며 받았던 약속의 반지.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맙다고 했는데... 급하게 다가왔던 사랑. 뜻모를 이별로 마무리를 했다. 뜰은 말이 없다. 떠난 사람도 할말이 없다. 나도 이만 간다. 약속도 영원도 모두 버렸다. 겨울이란 냉정하다. 사랑이 그렇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