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이
한살 먹고 돌아왔다.
빠알간 단풍과
노오란 은행잎을 앞세우고
파아란 높은 모자를 써고
가알색 억새 치장을 하고
누우런 황금 치마를 입었다.
대지의 여신 가이아처럼
풍요로 충만한 계절은
붉은 포도주같은 생명력으로
늙지도 않고 되돌아왔다.
때로는
세발 자전거를 타는 어린아이같이 순박하고
투명한 소녀의 뺨처럼 순수하고
넉넉한 할머니의 백발처럼 순고하다.
생명의 젖줄인 계절은
땅아래로, 땅속으로 스며들어
조금씩 작아만 지고있다.
짧게 머물다가
빠르게 떠나버리는 그리운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