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보내는 소네트 1
얼마나 더 큰 목소리로
그대 이름을 부르면 들리겠느냐
그리도 아까와 했던 그대를
늦가을 빗속에 묻고
차마 돌아서지 못하고 서성이는데
함께 있어주지 못하는 그대 옆에
들꽃이 무성해주기만을 바라는
내 허약함을 부끄러워하며
그대 이름을 나즉히 불러본다.
우리가 함께 했던 나날들이
비록 길지않고 깊지도 않지만
이제 그대가 머물 곳은
어제처럼 쓸쓸하지도, 오늘처럼 허망하지도 않은
따뜻한 불빛만 모여있는
그런 작은 나라였으면 좋겠구나
시집 < 네안에서 내가 흔들릴 때 : 집사재 >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