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을 이야기 함
확인하러 갔다가
확인시켜 주고 돌아오는
눈물 흥건한 도시 강릉
경포 한자락에 그대를 묻고
돌아서는 등줄기가 서늘한데
잊으려
잊어버리려
아흔아홉 구비 헤매돌아도
애잔한 그대 모습 그렁그렁하구나
남들은 잘도 잊던데
아주는 못잊어도
더러는 잊고 살던데
어느날 쯤 술잔에 담아
호수에, 바다에 흘려보낼 수 있나
헤아려보지만
구비마다 고여있던 기억들이
기어이 쏟아져 눈앞을 적셔올 때
아닌척 돌아서며 젖혀보는 이마위로
바람은 왜이리 사납기만 한지.
시집 < 네안에서 내가 흔들릴때 : 집사재 >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