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약속*
글: 정 숙진
소녀와 소년은
들길을 거닐었습니다
파도가 부서지는 해변에서
사랑을 속삭였습니다
낙엽지는 벤취에서
그냥 기대고 있기만 했습니다
수줍으니까
어느날
초원의 잔듸위에서
하늘을 향해 누웠습니다
뭉게구름이 솜털구름으로
바뀌고 있었습니다
소년은
"나 이 다음에 커서 너랑 결혼 할꺼야
꼭 할꺼야. 약속해."
그러면서
소녀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세월이 지난 후
소녀는
소년을 기다리지 못하는 사정으로
먼저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소년은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허탈하게 지내다가
그는
알으바이트 제자와
결혼해 버렸습니다
그냥
2001.9.19